지방자치단체의 현금 복지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국내에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사회성과보상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민간이 사회성과연계채권(SIB)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 후 사업을 하고, 자치단체가 결과를 평가한 뒤 예산을 집행한다. SIB는 실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수단으로 2010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도입했다. 사업이 성공할 때만 예산이 집행된다는 점에서 ‘퍼주기 복지’를 막을 수단으로 선진국에서 확산 중이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세 번째로 추진되는 SIB사업인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성과보상사업’ 동의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만 19~34세 청년 500여 명을 대상으로 취업 또는 창업을 성사시키면 투자자에게 ‘30억원+’를 돌려준다. 사업기간은 3년이다.

국내 1호 SIB사업은 팬임팩트코리아와 대교문화재단이 2016년 8월부터 수행 중인 ‘경계선지능 아동 자립지원’ 사업이다. 전국 80여만 명에 이르는 IQ 64~84의 만 6~16세 아동이 사업대상이다. 대상 아동의 지능을 높여 미래 재정부담을 줄이려는 사업이다. 기독교 사단법인 피피엘이 10억원, UBS증권 등이 1억1000만원을 투자했다. 사업대상 아동 100여 명 중 42명 이상 지능이 향상되면 13억9100만원을 돌려준다. 사업 성공 시 연 수익률이 8%에 이른다.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인 팬임팩트코리아의 곽제훈 대표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복지 수혜자, 기업, 투자자 등이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SIB는 ‘이름만 채권’일 뿐 유동성이 없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곽 대표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처럼 SIB를 사고팔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인 ‘스마트SIB’를 최근 개발했다”며 “SIB를 현금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이더리움을 활용해 이를 만들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