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엑스레이 분석에 AI 기술 활용 시대 열렸다"
서울대병원이 올해부터 폐암 환자 치료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 국내 병원이 환자 엑스레이를 분석하는 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 측은 환자 치료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1월부터 병원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에 의료용 인공지능인 루닛 인사이트를 탑재해 영상 판독에 활용한다고 4일 발표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스타트업 루닛과 박창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함께 개발한 의료용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흉부 엑스레이를 분석해 폐암이나 폐 전이암이 의심되는 곳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크기가 작거나 갈비뼈나 심장 등 다른 장기에 가려져 놓치기 쉬운 폐암 결절도 찾아 알려준다.

의료진이 이를 참고해 영상 판독을 하면 폐암 부위를 더 잘 찾아낼 수 있다. 최근 방사선학 학술지에 실린 서울대병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하면 의사들의 폐암결절 판독률이 크게 높아졌다. 루닛 인사이트는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구진모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흉부 영상판독 보조기능으로 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라며 "의료 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흉부 엑스레이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중요한 검사지만 폐암 등 중요한 질환에 대한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면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여 진료의 질과 효율성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폐암 외에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인공지능 기반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활동성 폐결핵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제품의 성능을 감염학 분야 학술지(임상감염병학, 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보고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