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바라 노부아키 일본 리크루트R&D스태핑 사장(왼쪽 세 번째)과 이 회사에 합격한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 학생들.  /영진전문대  제공
마쓰바라 노부아키 일본 리크루트R&D스태핑 사장(왼쪽 세 번째)과 이 회사에 합격한 영진전문대 컴퓨터응용기계계열 학생들. /영진전문대 제공
주문식 교육으로 평균 취업률 80%를 자랑하는 대구 영진전문대가 해외 취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는 해외 취업자 수가 2014년 68명에서 지난해 165명, 올해는 최대 2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3일 밝혔다. 오는 2월 졸업하는 2019년도 졸업생 가운데 3일까지 180명의 해외 취업이 내정됐다. 영진전문대의 해외 취업자는 올해 2월 졸업하는 졸업 예정자까지 포함하면 2014년 이후 총 700명에 달한다.

김정제 홍보팀장은 “졸업생들이 취업한 회사는 일본 소프트뱅크, 라쿠텐, NTT와 호주 노보텔,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 등 글로벌 대기업과 상장 기업들로 최고 수준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日소프트뱅크·라쿠텐·NTT, 호주 노보텔, 에미레이트항공…영진전문대, 해외 취업 7백명 돌파
이 대학이 해외 취업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10여 년 전부터 해외취업특별반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영진전문대는 2007년 컴퓨터응용기계계열에 일본기계자동차반을, 컴퓨터정보계열에 일본IT기업주문반을 각각 신설해 해외 취업문을 두드렸다. 김경태 교수(컴퓨터정보계열)는 “학생들의 수준이 서울·연·고대 졸업생 못지않은데도 국내 대기업이 외면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며 “소프트뱅크, NTT 등에 취업한 학생들은 국내는 물론 일본의 쟁쟁한 대학 출신과의 경쟁을 통해 합격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외에 취업한 680여 명 가운데 300명은 일본IT기업주문반, 230명은 일본기계자동차반 출신이다.

해외취업반은 소수정예화한 30명 내외로 반이 편성된다. 교육과정은 해외 기업들의 요구에 맞춰 철저히 현지화했다. 해외취업반은 지난해 일본전자반도체반, 전기메카트로닉스반, 재팬비즈니스반, 관광비즈니스반, 호텔매니지먼트반 등 총 11개 반으로 늘어났다.

영진전문대 출신들이 일본 내 여러 기업에 복수로 합격하자 이들을 먼저 확보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라쿠텐 등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취업박람회를 여는 10월보다 3개월 일찍 학교를 찾아 졸업생 확보에 나섰을 정도다. 일본의 중견 전산네트워크 기업인 ISF넷은 2017년 이 대학과 협약을 맺고 ISF넷만을 위한 해외취업반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과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앞두고 전산네트워크 분야 정보기술(IT) 인력 수요가 늘어나자 인력 확보에 미리 나선 것이다. ISF넷반 졸업생 21명은 올해 모두 이 회사에 취업한다.

최재영 총장은 “ISF넷처럼 개별 글로벌 기업의 교육 주문이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인력 수요가 많은 일본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반 추가개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는 해외 취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로로 지난 2일 울산 한국산업인력공단 본부에서 개최된 2018 일자리 창출 유공 정부포상전수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