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19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대폭 낮아졌다. 2004학년도 정시모집 일반전형 후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불수능’ 여파로 수시 이월 인원이 늘어 정시모집 인원이 많아진 데다 학생들의 안정지원 성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울대에 따르면 31일 마감된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에는 정원 901명에 3225명이 지원해 3.5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 3.57 대 1을 기록한 2004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8학년도(4.36 대 1), 2017학년도(4.12 대 1)와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경쟁률 '불수능' 여파로 15년 만에 최저
모집단위별로 보면 △인문대 2.79 대 1 △사회과학대 3.79 대 1 △자연과학대 3.15 대 1 △간호대 5.00 대 1 △경영대 2.58 대 1 △공과대 2.66 대 1 △농업생명과학대 3.88 대 1 △미술대 13.83 대 1 △사범대 4.52 대 1 △생활과학대 3.62 대 1 △수의과대 9.00 대 1 △자유전공학부 16.00 대 1 △의과대 3.53 대 1 △치의학과 5.29 대 1이었다. 수의과대, 자유전공학부, 의과대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모집단위에서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하락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이 하락한 이유를 불수능에서 찾았다. 수능이 변별력 있게 출제돼 상당수 수험생이 안정지원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최근 수시모집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서울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이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불수능 여파로 안정지원 위주의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는 계열에 따라 과학탐구Ⅱ나 제2외국어/한문 등을 필수적으로 응시해야 한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오 평가이사는 “서울대 자연계열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과학탐구Ⅱ를 응시해야 지원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과학탐구Ⅱ 응시자가 작년 2만5000여 명에서 2만200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3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자연계열 경쟁률은 2018학년도 4.01 대 1에서 올해 3.19 대 1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오 평가이사는 “인문계열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이 서울대 지원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