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 기억할게요"…추모제로 열린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
"올해 할머니들이 여덟 분이나 세상을 떠났습니다.할머니들을 기억하겠습니다.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26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천367차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올해 마지막 정기 수요시위인 이날 집회는 올해 돌아가신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추모제로 진행됐다.

올해 1월과 2월 임모·김모 할머니가 별세한 데 이어 안점순·최덕례·김복득·하점연·김순옥·이귀녀 할머니 등 총 8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귀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등록된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25명만 남았다.

집회 현장 한편에는 올해 별세한 8명 할머니의 영정 사진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고통의 눈물을 멈추고 이제는 해방의 기쁨으로", "시민 여러분, 할머니들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이날 수요시위는 할머니들의 생애 소개와 묵념, 헌화, 추모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시흥 장곡중 학생 대표들은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모두 기억하겠다"며 "할머니들의 연세가 90세가 넘었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는 것이 할머니들의 소원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수원평화나비 대표는 "아직도 제 휴대전화에는 안점순 할머니의 사진이 가족들 사진보다 많다"며 "언제쯤 편안하게 할머니 사진 속 얼굴을 보면서 웃을 수 있을지"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희망 나비가 되어 활동 할 수 있게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전쟁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었던 피해자들은 전쟁이 끝나고도 반세기 동안 침묵을 강요당하다가 우리 사회의 그 두꺼운 편견과 차별의 벽을 부수고 나와 용기 있게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며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지는 자세로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공식사죄와 배상을 통한 법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