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마친 고3 학생 10명이 죽거나 다친 강릉 참사 사고를 유발한 아라레이크펜션 보일러 급기관에서 벌집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3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사고가 난 강릉 펜션의 보일러는 바깥 공기가 유입되는 급기관 입구가 벌집으로 막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급기관은 보일러에 바깥 공기를 공급해 주는 장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벌집으로 막혀 있던 급기관과 가스 누출 사이의 인과 관계에 대한 정밀감식을 진행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벌집으로 인해 보일러 내에 불완전 연소가 발생해 일산화탄소 농도를 높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보일러 설비업계 관계자는 “급기관을 통해 산소가 제대로 유입되지 않으면 불완전연소로 인한 떨림 현상 등이 일어난다”며 “내연 실리콘으로 이음매를 꼼꼼히 마감하지 않으면 배기관 연통이 보일러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 어긋난 틈새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펜션 운영자와 소유주, 가스안전공사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 조사 결과에 따라 처벌 대상자를 가려 피의자로 전환해 보강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는 24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지역 내 모든 농어촌 민박 시설을 대상으로 가스 배관연결 상태와 가스 누출 여부 등에 관한 특별 합동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