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토론회 "불법파견 만연…파견업체 등이 질 낮은 일자리 공급"
"故김용균 불법파견 가능성…비정규직문제 챙겼어도 사망했겠나"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숨진 노동자 고(故) 김용균(24) 씨의 사고는 정부가 사전에 비정규직과 불법파견 문제에 관심을 뒀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충남불법파견 119'의 이두규 변호사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노총과 이정미 국회의원실이 주최한 '파견노동시장 실태 토론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였던 김 씨의 고용형태는 불법파견에 해당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정확한 고용형태는 조사가 더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수행하던 업무가 매우 단순해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고, 업무 내용상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의 업무 일정에 맞춰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에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나섰더라도 과연 젊은 노동자가 사망했을지 의문"이라며 "만연한 불법파견을 하루아침에 뿌리 뽑기는 어렵겠지만, 밝혀진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즉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 소개업체, 파견업체, 직업정보 제공업체들이 불법파견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발제자로 나선 노동자운동연구소 박준도 연구원은 공단지역 파견노동시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직업소개 구인광고 167건 중 52.7%인 88건이 미등록 직업소개소 광고였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또 "민간 직업정보 제공기관의 일자리 정보 589건 중 51.4%인 303건은 사업장 위치가 정확하지 않았다"며 "민간 기관을 규율하는 법에는 관련 규제 방안이 없어서 이를 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파견업체들과 유료 직업소개소들이 노동력 중개 시장에 개입하면서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를 공급하고 매개한다"며 "공공 직업안정기관의 역할을 제고하고 난립하는 미등록 소개소나 허가받은 파견업체의 일탈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박주영 노무사는 "무분별한 간접고용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구인정보 기재사항과 구직자 고지사항에 근로계약의 상대방, 실제 근무하는 사업장 명칭과 소재지, 실제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사용자 정보 등이 반드시 반영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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