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의 중학생들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중 최소 1과목은 객관식이나 단답형 없이 서·논술형 문항만으로 이뤄진 시험을 봐야한다. 또 모든 과목에서 서·논술형 문항의 비중이 20% 이상으로 늘어난다.

서울교육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업·평가 혁신방안’을 12일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2019학년도부터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할때 서·논술형 평가와 수행평가를 합친 비중이 현행 ‘45%이상’에서 ‘50%이상’으로 확대된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든 과목에서 객관식과 단답형 주관식을 제외한 서·논술형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을 20%이상으로 높이라고 권장할 계획이다. 또 서울 모든 중학교는 국어·영어·수학·사회(역사와 도덕 포함)·과학(기술가정과 정보 포함) 등 5개 교과군 가운데 학기당 1개 이상을 택해 논·서술형 시험과 수행평가로만 학생을 평가해야 한다. 현재도 서·논술형 평가와 수행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45%이상으로 낮지 않지만 대부분의 중학교들은 단답형 주관식과 수행평가로 이 비중을 채우고 있다. 서·논술형 문제의 경우 출제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채점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 질 수 있어 교사들이 기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청이 이같은 평가혁신 방안을 시행키로 한 것은 “창의지성·감성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것”이라고 조희연 교육감은 설명했다. 하지만 시행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율형사립고, 특수목적고 진학을 위해서는 중학교 내신관리가 중요한데 서·논술형 문제 비중이 높아지면 학부모들이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문제 출제와 채점 과정에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중학교들은 기술·가정·정보 등 이른바 비(非)주요과목만 객관식 시험을 없앨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육청은 중학교 자유학년제를 2020년까지 전 학교에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237개교는 자유학년제, 149개교는 자유학기제, 28개교는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과정을 운영한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교과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진로 탐색 활동을 실시하는 것으로 지필시험을 보지 않고 과정 중심 평가만 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