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이사장 "IT는 융합의 언어…학생들이 직접 경험해 봐야"

올해 삼성·인텔 등 경진대회 두각
경기교육청 우수기관 표창
폐교 위기서 안산 명문 특성화고로
한국디지털미디어고 학생들이 교내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학생들이 교내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농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특성화고의 위기.’ 해마다 12월이면 나오는 말이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1차 모집을 마무리할 시점이라서다. 대부분 특성화고가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경기의 한 특성화고는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 지원자가 몰려 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1일 경기 안산의 한국디지털미디어고에 따르면 이 학교의 내년 신입생 모집에는 198명 정원에 1004명이 지원했다. 5.07 대 1의 경쟁률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에서 만난 학생들은 “학교를 오는 게 매일 새롭다”며 “만족도가 높아 동생들에게 지원을 권한 친구도 많다”고 했다.

2002년 국내 최초 정보통신기술(ICT) 특성화고로 개교한 한국디지털미디어고는 지난 9월 교내에 1157㎡ 규모의 ‘스마트팜’을 지었다. 농산물에 맞는 최적의 온도, 습도, 비료 농도 등을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스마트팜 동아리 학생들은 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어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교내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교내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농업고가 아니라 정보기술(IT) 특성화고가 교내에 스마트팜을 짓는 것을 의아해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융합의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게 학교 측의 생각이었다. 김종현 이사장은 “IT는 융합의 언어”라며 “농업이 IT를 만나면 고부가가치산업이 되듯 사회 각 분야에 기술을 더하면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10여 년 전부터 자체 성적분석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 개인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지도도 제공하고 있다.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학교 내신성적, 모의평가 등을 입력하면 과목별로 자주 틀리는 단원이나 문제 유형 등을 분석해준다. 학생들은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올해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 장려상,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Intel-ISEF) 세계 4위 등 각종 경진대회에서 수상 실적을 내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 교내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교내 스마트팜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모습. 한국디지털미디어고 제공

한때 한국디지털미디어고는 문을 닫고 사라질 뻔했다. 열악한 재정 상태, 비리 사학 낙인 등으로 인해 학생들이 외면해서다. 미국 조지아텍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철강회사를 세운 김 이사장은 정원 미달을 반복하던 한국디지털미디어고를 인수한 뒤 전교생이 생활할 기숙사 등을 짓고 우수 교사를 영입했다. 김 이사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교사들을 존경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디지털미디어고는 지난해 경기교육청이 시행한 사학기관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외국어고, 과학고처럼 ‘IT 특목고’를 세워 IT 우수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 20대 젊은 창업가가 쏟아지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어려서부터 받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IT 인재에 미래가 달렸다’는 생각을 갖고 IT 우수 인재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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