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김과장&이대리’에는 수많은 유형의 상사와 부하 직원의 모습이 실렸다. 대다수 직장인은 ‘멍부형(멍청하고 부지런한)’보다 ‘똑게형(똑똑하고 게으른)’ 상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뭐니 뭐니 해도 능력이 ‘최고’

시트콤 ‘김과장&이대리’의 한장면
시트콤 ‘김과장&이대리’의 한장면
사연 속 직장인들은 주로 ‘똑게형’을 좋은 상사로 평가했다. 업무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상사와 함께 일하고 싶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기업의 프로그래머 최 과장(2014년 11월18일자 참조)이 ‘인생 최고의 상사’로 꼽은 박 부장도 전형적인 ‘똑게형’이다. 박 부장은 다혈질에 호통을 치기 일쑤지만 부하 직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현업 부서의 요구 사항을 적절히 끊고 맺어주는 업무 능력이 뛰어나서다.

인기 상사로 뽑힌 ‘공과 사의 구별이 확실해 후배의 개인 시간에 관여하지 않는 상사’와 ‘힘든 일이 생기거나 업무가 벅찰 때 언제든지 편하게 상담할 수 있는 상사’ 등도 일의 흐름을 잘 읽는다는 점에서 ‘똑게형’으로 분류된다.

최악의 상사는 수시로 말을 바꾸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금붕어 상사’가 꼽혔다. 유통업체의 박 팀장 이야기(2014년 11월18일자)는 많은 직장인의 분통을 터뜨렸다. 박 팀장은 팀원들에게 내리는 업무 지시를 수시로 뒤집곤 한다. 본인이 시켜놓고 ‘왜 이렇게 했느냐’고 씩씩대는 식이다. ‘카톡방의 빅브러더’인 정보기술(IT) 업체의 김 차장(2014년 4월29일자)도 나쁜 상사다. 김 차장은 시도 때도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업무를 지시한다. “주중과 주말의 구분 없이 족쇄가 채워진 기분”이라는 하소연이 쏟아졌다. 이 외에도 무임승차자와 권위적인 ‘꼰대’ 등이 최악의 상사로 꼽혔다.

‘구시렁대는 투덜이’ 후배는 ‘No’

최고의 부하 직원은 이견 없이 ‘일 잘하고 성격 좋은 후배’였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후배와 긍정적 성격인 후배 중 어느 쪽이 좋으냐는 논쟁에서 대다수 상사는 ‘둘 다’라는 우문현답(2008년 12월16일자)을 내놨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일 잘하면서 성실한 직원도 굉장히 많다”고 했다.

‘신입사원은 무조건 좋다’는 의견도 많았다. 김과장&이대리가 시행한 설문조사(2015년 3월3일자)에서 직장인 64.6%는 ‘신입사원이 부서로 배정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10명 중 6~7명꼴로 ‘신입사원을 맞을 때 설렌다’는 반응이었다.

‘밉상 중의 밉상’ 후배 1위는 위기를 넘기는 데만 급급한 ‘면피형’이었다. ‘구시렁대는 투덜이’도 불명예 리스트에 올랐다. 직장 선배들은 일을 시키면 뒤에서 군소리하는 투덜이가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직만 신경 쓰는 후배’ ‘자기 이익만 챙기는 뺀질이’ 등도 나쁜 부하로 꼽혔다.

심은지/이우상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