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마곡산업단지에 대학 및 연구기관을 유치해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키우려면 수도권 개발 규제 완화를 고민할 시점이 됐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기관의 신설과 이전을 원칙적으로 막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마곡산업단지를 글로벌 스마트시티로 육성하기 위한 전문가 발표와 토론회 등을 열 계획이다.“R&D 중심 혁신산업 생태계 구축”서울시는 오는 10~11일 이틀간 마곡산업단지 내 코오롱타워에서 ‘2018년 M-밸리 테크 콘서트’를 연다. ‘미래 기술과 나의 생활, 나의 도시’를 주제로 한 이 행사는 미래 기술이 스마트시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마트시티가 어떻게 진화할지 등을 예측하면서 마곡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다. 첫째날인 10일 기술 관점, 11일엔 인문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스마트시티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한성수 코오롱 미래기술연구원장, 이정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조승연 작가, 김진애 전 교수 등이 강연진으로 참가한다.박 시장은 행사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마곡은 입지, 인력, 교육 인프라 등에서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글로벌 미래 거점’”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강소기업이 상생하는 글로벌 혁신단지로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마곡산업단지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기업 등에 토지를 공급하는 단계를 지나 강소기업, 외국인투자기업에 연구공간을 제공하는 2단계에 돌입했다”며 “기술력만 있으면 어느 기업이나 입주할 수 있도록 마곡형 R&D센터 15개소에 임대 연구공간을 조성해 강소기업 1000여 개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마곡산업단지 전체 산업시설용지의 3분의 2는 150개 기업(대기업 56개, 중소기업 94개)에 분양이 완료됐다. 남은 용지에는 중소기업 공공지원센터인 서울 M+센터와 대규모 R&D단지인 마곡형 R&D센터, R&D 인력 양성 기관인 M-융합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M+센터는 지난 9월에 착공됐고, M-융합캠퍼스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마곡산업단지 내 기업 입주가 완료되면 1252개 기업, 10만 명이 단지에서 활동하게 된다.“수도권 규제가 대학 유치 가로막아”수도권 개발 제한규제 완화에 관한 의견도 밝혔다. 박 시장은 “마곡지구를 당초 계획대로 산·학·연 협력 생태계로 조성하려면 대학, 연구기관의 신·증설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서울 시내 학부 신·증설과 타지역으로부터의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 수도권 정비계획법 때문에 대학교나 연구기관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마곡산업단지로 지방 기업을 서울시가 빼앗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박 시장은 “마곡산업단지는 R&D에 특화된 기업만 입주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제조활동을 제한해 지방과 충돌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제조공장 중심의 지방 기업과 달리 연구 기능을 중심으로 조성하기 때문에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나 설비를 끌어오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서울시는 마곡산업단지를 스마트시티 시범모델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스마트 주차 서비스나 스마트 가로등 등 스마트 기술을 시범 서비스할 수 있는 ‘시범존’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65개인 와이파이망에 내년까지 22개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박 시장은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공간 마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이 토지를 분양받아 사무공간을 조성했다면 앞으로는 임대를 선호하는 해외 기업 수요를 반영해 임대공간을 확보하겠다는 설명이다. 국제행사를 위한 마곡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도 5호선 마곡역과 공항철도 마곡나루역 사이 중심지역에 2025년까지 들어설 예정이다.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부산의 수송 대표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와 에어부산이 연말을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전기차 생산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상장을 통해 조성된 자금을 기반으로 비행기를 도입해 하늘길을 넓혀 불경기를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지난해 부산 매출 1위를 기록한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도미니크 시뇨라)는 내년부터 전기차 트위지(사진)를 부산공장에서 제작해 제2의 성장동력을 준비 중이라고 6일 밝혔다.르노삼성차는 오는 18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 산업통상자원부와 트위지 생산협력 조인식을 열고 생산시스템 준비에 들어간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르노공장에 있는 트위지 생산라인을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으로의 이전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국내 판매를 시작하고, 아시아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트위지 생산 규모를 연간 5000여 대에서 1만5000여 대로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트위지를 부산에서 생산하는 것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이 르노공장 가운데 생산성이 높은 데다 유럽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물류비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량생산 업체 중 유일하게 오픈형 프레임을 갖춘 트위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2016년부터 이목을 끌어온 모델이다. 전량 해외에서 생산해 부품 수급 및 판매량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회사 관계자는 “냉난방 공조기 등을 갖추고 배터리 용량을 늘려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부산에 기반을 둔 에어부산도 제2의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이날 에어부산 상장과 관련해 18~19일 청약을 받은 뒤 27일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3600~4000원으로 14일 결정된다. 에어부산은 기업공개로 187억원에서 20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에 이어 여섯 번째로 증시 문을 두드린다.2007년 설립된 에어부산은 2008년 처음 취항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부산시(5.02%)와 세운철강, 넥센, 아이에스동서, 동일, 비스코, 서원유통, 엔케이 등 부산지역 11개 기업(42.99%)이 주요주주로 참여해 영남권 항공사로 자리잡았다. 부산~김포 노선을 하루 15편 운항하면서 서울을 오가는 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우대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업 회원사는 2만 곳이 넘는다. 지역밀착 서비스 덕분에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국내선 점유율은 41.6%에 달한다.탑승객이 늘면서 실적도 좋아지는 추세다. 에어부산은 올 들어 3분기까지 49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5617억원)의 88%를 3분기에 달성하며 전년보다 22% 성장했다.한 사장은 “국내외 항공 수요가 늘어나고 저비용항공사 간 경쟁도 치열해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내년에 비행기를 3대 도입해 인도 등 장거리 국제선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2022년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