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2018.12.5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2018.12.5
무역의 날인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 333개 무역 관련 기업들이 ‘무역인재’를 뽑기 위해 채용부스를 차렸다. 채용인원만 600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정장 차림의 남녀 2500여 명이 이날 하루 동안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사전 이력서 제출로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면접 예정자도 226명(730건)에 달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무역협회가 2008년부터 국내 청·장년 글로벌 무역인재들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11년째 개최하는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다. 올해 채용박람회에는 210개 기업이 328건의 채용공고를 내걸었다. 현장에 참가하지 못한 123개사는 박람회 홈페이지에 177건의 채용공고를 게재했다. 일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외국 기업 52개사도 참가했다. 김정수 무협 회원지원본부장은 “일본기업들이 한국 우수인재를 추가로 뽑기 위해 왔다”며 “특히 올해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엉클대도 등 콘텐츠 기업 25곳도 새롭게 초청했다”고 말했다.

◆“어학 성적보다 영어 구사력 중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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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에서 참가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2018.12.5
이날 채용박람회장을 찾은 기업들 대다수는 ‘해외영업 경력·기술영업 우대·영어필수’등을 제시하면서 인재를 찾았다. ‘한빛회관(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수상기업)’에 면접장을 차린 16개 기업 중 11곳은 해외영업 분야 인재를 찾고 있었다. 나머지 5곳은 연구개발·엔지니어 등 기술영업 담당자를 뽑았다. 전문경력직채용관 20개 기업 가운데 15개 기업은 최소 3년이상의 해외영업 경력을 요구했다. 또 수출기업관에 자리한 74곳 중 58개 기업은 채용 시 ‘영어 필수’를 제시했다. 해외구매사업을 하는 휴니드테크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을 요구했다. 나머지 기업들도 ‘영어 우대 또는 중국어, 일본어 능력 필수’라고 공고문에 명시했다.

산업용 모바일 단말기 전문 생산업체인 블루버드는 해외영업,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채용 중이다. 이상희 블루버드 인사팀 대리는 “해외영업부문으로 입사하면 북남미, 유럽, 일본에서 근무하게 된다”며 “영어를 필수로 해야 하고 제2외국어까지 가능하다면 뽑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레노마 수영복을 만드는 우인에프씨씨에서 면접을 보고 나온 김재훈씨(25)는 “인사담당자들이 영어로 해외 바이어와 업무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물어봤다”며 “수출기업들은 단순한 어학성적보다 실제 영어구사력을 중시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협, 내년에 ‘일본취업 스쿨’ 개설
김정수 한국무역협회 회원지원본부장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무역인력 채용박람회'\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2018.12.5

경기회복 활황세에 힘입은 일본기업들도 한국인재를 뽑기 위해 날아왔다. 요구되는 일본어 능력도 기술직은 중급 이상, 영업직은 최상급 실력 등으로 직무마다 조금 차이가 났다. 이날 행사장에 부스를 차린 기업 33곳 중 24개 기업은 시스템 엔지니어·웹 프로그래머 등의 기술직 인력을 원했다.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SB클라우드는 시스템 엔지니어를 뽑으면서 중급(JLPT 2급) 이상의 일본어 능력을 제시했다. 자신을 재일교포라고 소개한 이승희 SB클라우드 인사담당 매니저는 “지난해 뽑은 한국인 신입사원의 활약이 두드러져 채용기간이 끝났지만 이렇게 날아왔다”며 “기술력은 중국인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어학 능력과 성장속도가 빨라 한국인 직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일본기업들은 한국인 유치를 위해 한국어로 번역한 회사소개 자료를 보여주기도 했다. 온라인 영어사업 기업 인터라인은 채용부스장에 ‘정사원 급여 신입 325만엔, 3년차 403만엔, 5년차 470만엔’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통신기업 심메트릭스는 회사개요, 사업내용, 주요 거래처 등을 한국어로 번역해 구직자들에게 나눠줬다. 아키라 카츄 심메트릭스 대표는 “임직원 65명 중 10명이 한국인”이라며 “예의 바르고 의욕이 넘쳐 매년 한국인을 뽑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동경지점은 기업투자금융·외환분야에서 일할 신입사원을 모집 중이다. 오지석 국민은행 도쿄지점 지부장은 “일본어가 가능하면서 영어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법·상경계 전공자를 찾고 있다”며 “일본에서 장기간 복무할 각오가 돼 있다면 환영한다”고 전했다.

무협은 일본취업 구직자를 위해 도쿄에 ‘일본취업 스쿨’을 개설한다. 6개월 과정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비즈니스 일본어, 사무자동화(OA) 교육 등 실제 취업에 필요한 역량을 교육 받는다. 1기로 3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교육비는 개인부담금 160만원이며 나머지 비용은 정부·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 박귀현 무협 동경지부장은 “일본기업들은 일본에 개설된 취업과정을 수료한 지원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채용공고가 뜨면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본에 취업스쿨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태윤 기자/홍순빈 인턴(한국외대4)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