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개 상품 가입…"공적·사적보험 역할 재정립 필요"

전 국민 건강보험에도 불구하고, 국민 10명 중 8명꼴로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의 보장수준이 60%에 머물다 보니, 국민 자신이 직접 짊어져야 할 본인 부담 진료비를 덜려는 자구책으로 별도의 민간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과 심사평가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의료패널 자료를 통해 민간의료보험 현황을 살펴보니, 2016년 기준 전체 조사대상 가구원(1만7천424명) 중에서 77.7%(1만2천842명)가 최소 1개 이상의 민간보험상품에 가입해 있었다.

이들이 가입한 평균 민간보험 개수는 2.0개였고, 매달 낸 평균 보험료는 12만3천963원이었다.

민간보험 상품 유형별 가입자현황을 보면 정액형 32.6%, 실손형 3.5%, 혼합형 41.6% 등이었다.

2015년 기준 보험 유형별 월평균 납입금액은 정액형 9만5천396원, 실손형 5만88원, 혼합형 8만1천32원이었다.

2008∼2015년 기간 민간보험 가입자가 보험가입 이후 지출한 1인당 총 본인부담의료비(205만8천원)를 분석해보니, 이 가운데 약 21.4%(44만1천원)를 민간보험사로부터 환급받은 것으로 나왔다.

이런 1인당 평균 수령금은 민간보험 가입자가 보험사에 낸 총 보험료(830만2천원)의 약 5.3% 수준이었다.

구체적으로 민간의료보험 가입자 중에서 보험금을 수령한 대상자로 한정해서 보험사에서 환급받은 금액을 따져보니, 본인부담의료비의 약 56%를 차지했다.

근골격계 질환을 대상으로 CT와 MRI 등 진단검사 이용 건수를 살펴보니,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가입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은 진단검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이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에게 과잉진료를 유도하거나, 거꾸로 환자가 실손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장기처방을 요구하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장은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은 상호 연계돼 있기에 동시에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의료비 관점에서 개인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게 어렵다"면서 "공적, 사적보험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게 건강보험-민간의료보험을 아우르는 연계법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