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서울시향·서울시합창단 음원…"국민 누구나 이용"
애국가 표준 음원, 23년 만에 새로 제작…기증저작물로 등록
관공서와 공공기관, 국가 행사 등에서 쓰이는 애국가 표준 음원이 약 23년 만에 바뀔 전망이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저작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과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17일께 용산구 한국저작권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최근 새롭게 녹음한 애국가 음원 저작권을 국가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기존 애국가 음원이 제작된 지 워낙 오래되다 보니 최신 음향장비로 새 음원을 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현재 관공서와 공공기관, 방송국 등을 중심으로 가장 많이 보급된 음원은 KBS교향악단 연주 버전이다.

KBS교향악단은 지난 1995년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등을 기념하는 '의식의 노래' 앨범을 제작해 전국 공공기관 등에 배포했는데, 지금까지 대중에 가장 익숙한 버전으로 쓰인다.

현재 대부분의 TV 지상파가 방송 시작과 끝에 트는 음원도 이 버전이다.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내 애국가 소개란에서도 이 버전의 애국가를 표준 음원으로 소개 중이다.

행안부는 "저작권은 한국방송공사(KBS)에 있으며 반드시 국민의례 등 비영리 공익적 목적으로만 사용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이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된 음원은 아예 국가에 귀속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차이가 있다.

현재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국가에 기증하면 이를 관리하는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기증저작물로 등록된다.

기증저작물의 경우 일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호 기증저작물이 안익태 유족들이 2005년 국가에 기증한 애국가란 점에서 이번 애국가 음원 기증은 더 의미가 깊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음원도 애국가처럼 기증저작물로 등록될 예정"이라며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국가 표준 음원, 23년 만에 새로 제작…기증저작물로 등록
한국저작권위원회는 행안부가 소개하는 표준 음원을 KBS교향악단 버전에서 서울시향·서울시합창단 버전으로 대체하기로 협의를 마쳤는데, 사용 목적 등에 특별한 조건을 달지 않기로 했다.

한편, 새 애국가 음원은 최신식 음향장비로 녹음돼 기존 음원보다 음향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과 서울시합창단은 지난달 5~6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이번 애국가 음원을 녹음했다.

오케스트라와 합창 지휘는 각각 지휘자 최수열과 차웅이 맡았으며, 국내 유명 톤마이스터(클래식 음악 녹음 전문가) 최진이 녹음 작업에 참여했다.

박인영 음악감독이 편곡을 담당했다.

최수열 지휘자는 "기존 애국가 음원이 엄숙하고 딱딱한 편이었다면 이번 버전은 매끄럽고 유연한 분위기"라며 "애국가 원형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음악 전공생들은 화성이나 대선율(주선율에 대응하는 선율) 변화 등을 꽤 모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음원 기증식에는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들과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