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왼쪽부터)과 구순을 맞은 임갑지 씨, 그의 아내 최정례 씨.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왼쪽부터)과 구순을 맞은 임갑지 씨, 그의 아내 최정례 씨.
“16년간 한결같은 모습으로 매장을 지켜줘서 감사합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이 지난 3일 서울 미아점을 찾았다. 이날 구순(九旬)을 맞은 국내 최고령 ‘크루’ 임갑지 씨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생 등 현장직원을 크루라고 부른다.

임씨는 1928년생이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전쟁에 참전했다. 제대 후 농협에서 일했고, 55세에 정년퇴임한 뒤 2003년부터 맥도날드 미아점에서 시니어 크루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그는 매주 일~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근무한다. 매장 청소와 뒷정리 등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6년간 지각 및 무단결근을 한 적이 없다. 조 사장은 “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다른 직원들의 귀감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구십 평생 이런 극진한 대접은 처음 받아봤다”며 “행사가 끝나자마자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인 최정례 씨(78)도 자리를 함께했다. 최씨 역시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로 2008년까지 같은 지점에서 근무했다.

맥도날드는 나이와 성별, 학력과 상관없이 모든 직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열린 채용’을 해오고 있다. 한국맥도날드 전체 직원 1만8000명 중 주부는 1600여 명, 시니어 크루는 320명이며 장애인 직원은 240명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