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경영난을 겪는 중에도 끊임없이 지원해준 덕분에 ‘또또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죠.”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그룹 경영난에도 끊임없던 지원이 버팀목 됐죠"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웅진재단의 신현웅 이사장(사진)은 최근 재단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2012년 이후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도 재단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다문화가족 음악방송 등 주요 사업은 10년 동안 지속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어려워도 사회공헌 활동은 이어가야 한다는 윤 회장의 뜻이 강했다”고 덧붙였다.

웅진재단은 윤 회장이 그룹 경영철학인 ‘또또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2008년 3월 설립했다. 또또사랑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마음’이란 뜻으로 윤 회장이 직접 지었다. 신 이사장은 재단 설립 준비 과정부터 참여해 재단을 이끌고 있다. 많은 기업 계열 공익재단에서 그룹 회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하는 것과 달리 웅진재단은 처음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았다. 재단 운영과 사업 방향에 대해 윤 회장과 웅진그룹은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웅진재단이 출범 초기부터 가장 공들인 사업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방송이다. 이 사업은 신 이사장이 기획하고 주도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보관과 문화정책국장, 어문정책국장을 거쳐 차관까지 지낸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보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가고파’ ‘보리밭’ 같은 우리 가곡을 들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국내 다문화 가정에도 위로가 되는 방송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신 이사장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은 우리나라 자산”이라며 “이들을 한국 사회에 동화시키는 것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그들의 뿌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4개 국어로 시작한 방송은 이듬해 8개 국어로 확대됐다. 현재 중국·베트남·필리핀(영어)·태국·일본·몽골·아랍·러시아어 방송이 하루 24시간 번갈아가며 방송된다. 위성방송, 케이블TV, 인터넷TV(IPTV), 인터넷, 스마트TV, 스마트폰 등 6개 미디어, 24개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 연간 시청자는 약 2000만 명. 프로그램은 각국의 노래와 생활 지식, 한국어 수업 등으로 구성된다. 각국 동화를 애니메이션화해 한국어와 각국 언어로 보여주는 ‘엄마나라 동화’도 인기다.

웅진재단은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 지원사업, 수학·과학·예술 영재 장학사업, 희귀난치성 환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재단의 목표는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돈을 쥐여주기보다는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재인수하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재단 역시 기대를 걸고 있다. 신 이사장은 “그룹이 어려워지면서 연극단, 합창단 활동 등 일부 사업은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단한 사업들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홍윤정/사진=김영우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