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센터, 파우더룸, 찜질방. 최근 병원에 들어서고 있는 시설들이다. 의료기관이 단순한 환자 치료공간에서 생활·문화를 함께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시설을 설치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병원에 미용실·피트니스센터 들어서는 까닭은
부천성모병원은 지난달 여성을 위한 피트니스센터(사진), 파우더룸 등을 열었다. 이 병원은 지난달 초 여성센터를 열면서 여성을 위한 문화공간도 마련했다. 액티비티룸에서는 진료 대기시간 등을 활용해 각종 공개강좌를 들을 수 있다. 전문 운동치료사, 영양사가 개인 맞춤 운동을 설계하고 식단을 짜는 등 관리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전문 코디네이터의 관리도 받을 수 있다. 병원이 지역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녹아들어가야 한다는 취지다.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지역 내 평판 등을 토대로 병원을 선택한다. 주부들이 만드는 지역별 커뮤니티에 의료기관들의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일부 병원은 지역 맘카페 등 SNS 전담 직원을 배치할 정도로 평판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40~50대 주부는 배우자와 아이, 시부모, 장인, 장모 등이 갈 병원을 선택한다는 말이 있다”며 “병원들이 여심잡기에 신경 쓰는 이유”라고 했다.

지난해 서울 논현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자생한방병원은 병원 안에 온돌방을 마련했다. 환자나 보호자는 언제든 방문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간병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찜질방을 설치한 요양병원도 있다. 경희의료원은 새로 문을 연 후마니타스암병원에 뷰티클리닉을 설치하고 이달 초 기부자들의 이름을 붙이는 현판식을 열었다. 이곳에서 환자들은 가발을 쓰고 머리를 자르고 메이크업 등을 받을 수 있다. 미용분야 전문가들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환자들의 변신을 돕는다. 정상설 암병원장은 “뷰티클리닉은 암 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