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성공 비결?…우수한 경영성과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해야
2016년 말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국내 법인기업의 5년 생존율은 30%대다. 역설적이게도 경북 사회적 기업의 5년 생존율은 2017년 88%로 나타났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치다.

이들의 생존율이 높은 데는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저 주주나 경영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굉장히 제한적임에도 취약계층 고용 창출, 지역 내 부족한 사회서비스에 대한 공급 주체로서의 사명감, 지역 활성화 의무감 등이 뛰어났다.

둘째, 이들은 폐업하면 선량한 대다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다는 책임감으로 고용 창출이라는 지상과제 앞에서 그들의 비즈니스를 지속하려 노력하고 있다. 셋째, 어떤 목적으로 설립했든 창업하고 나면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기업 그 자체에서 찾고자 하는 목표의식이 분명했다.

2017년 말 경북 사회적 기업의 경영 성적표는 이들이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이후 12년간 성장과 번영을 지속해왔음을 보여준다. 4대보험 가입 기준 종사자는 2500명까지 늘어났고 이 가운데 60% 정도를 취업 취약계층으로 고용하고 있다. 인증 사회적 기업의 평균 매출은 2010년 6억원 수준에서 1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1년까지 기업당 평균 20%를 초과하던 영업손실률은 2017년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2012년 34%에 불과하던 플러스(+) 영업이익 기업의 비중이 작년에는 54%까지 늘어났다. 재무적 경영성과 외에도 취약계층 고용 창출과 지역 사회적 기업이 보증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지역 사회 활성화, 청년층의 지역 유입 등을 감안하면 회계사 입장에서 봤을 때도 경북 사회적 기업의 성적표는 ‘최우수’ 등급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모든 사회적 경제 조직의 경영성과가 우수한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사회적 경제 기업을 컨설팅하고 코칭한 회계사의 관점에서 사회적 경제의 성공 방정식을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계약이론’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구성원과 기업의 성과를 일치시키는 조직에서 더 좋은 경영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사명감과 사회적 기업 자체의 경영 목적에만 매몰돼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은 조직원의 ‘최대한’의 노력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아쉽게도 경영성과가 부진한 대부분 기업은 경영자와 구성원의 비전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둘째, 훌륭한 기업가의 역량과 훌륭한 사회적 기업가의 역량은 대부분 일치했다. 기업의 목적함수는 다소 상이하지만 기업이라는 조직은 더 효율적이면서도, 우수한 생산활동을 통해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한다. 사회적 기업가에게 요구되는 역량 역시, “얼마나 시장 경쟁에서 우수한 대응력을 보여주는가”다.

셋째, 좋은 성과를 내는 사회적 기업가는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성과 위에서 실현하고자 했다. 자신들의 리더십을 구성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유했다. 결국 그들의 ‘진정성’이 다양한 자원의 결합을 이끌어내고 기업의 부족한 많은 부분을 외부 도움으로 충족시키게 했다.

넷째, 싫든 좋든 시장 적응이 곧 사회적 경제의 가장 중요한 필수조건이었다. 사회적 기업은 ‘좋은 일을 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기업’이 아니라, ‘우수한 경영성과의 바탕 위에서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2017년을 기준으로 경북 사회적 기업의 매출 비중은 공공시장(20% 수준)보다 민간시장(80% 수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불특정 다수인 일반 소비자의 만족 여부가 사회적 경제 기업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다.

다섯째, 경영자의 오너십에 대한 균형 감각과 민주적 의사결정의 황금률을 잘 유지하는 기업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책임지는 경영자와 책임은 없지만 모니터링하는 이사진 사이에서 얼마나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형성해 가는지도 중요한 성공방정식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민간기업이지만 공적인 역할을 상당 부분 수행하고 있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요한 경영 목표 중 하나로 삼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 기업의 성공 요건은 우리가 아는 ‘일반 기업’의 그것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달라보이면서도 동일한 그들만의 경영법칙은 사회적 기업들에 ‘학습’되며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