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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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KT 아현지사 화재 진압이 8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화재 원인 분석에는 1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24일 오전 11시12분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국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 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된 상태다.

화재로 통신망이 손상되며 아현지사 회선을 이용하는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가 끊겼고 KT 통신망을 사용하는 카드결제 단말기와 포스(POS·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도 ‘먹통’이 됐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경 큰 불길을 잡았지만 잔불 진압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재가 지하에서 발생한 탓에 내부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장의 소방 관계자는 “건물 내부 케이블이 녹아 내릴 정도로 내부 열기가 높아 불길이 건물 전체로 옮겨 붙을 뻔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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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맨홀에서 2m 아래 있는 통신장비용 갱도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화재 현장에 사람이 들어가진 못한다. 때문에 소방 당국은 인근 맨홀 아래에 장애물을 설치해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하고 외부에서 물을 주입하며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당국은 화재가 건물 지하 통신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에는 1개월 이상 필요할 전망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대형 화재의 경우 소방 당국 화재 조사반, 소방 및 경찰 화재 감식반, 유관기관인 한국전력 등이 모여 화재 완전 진압 이후 합동감식을 실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동감식에서 15일 가량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이후 대학 교수 등 전문가 의견을 첨부하는데, 정확한 원인이 나오는데 최소 1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화재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나 목격자가 있다면 원인이 금방 밝혀질 수 있지만, 화재가 휴일 지하에서 발생한 만큼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소방당국은 내다봤다.

통신망 완전 복구에는 일주일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KT는 “통신 장애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동전화는 오늘 중 70% 복구할 계획이고, 내일 아침까지 90% 이상 가복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오늘 오후 7시를 기준으로 50% 수준까지 복구하겠다 것이 KT의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동기지국도 45대를 동원한다.

유선전화, 인터넷, 카드결제 복구는 화재 현장 진입이 가능해진 뒤에야 이뤄진다. 내부에 진입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된 탓에 완전 복구는 일주일 정도 소요된다. KT는 우선 통신망을 우회해 임시 복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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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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