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가 자신의 딸이 후반인 운전기사에게 반말을 포함한 폭언, 욕설, 해고 협박을 했다는 폭로 논란에 사퇴했다.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방 대표의 딸은 50대 후반 운전기사에게 '너'라는 호칭은 물론 "네 부모가 교육을 잘 못 시켰다", "돈 벌려면 똑바로 벌어"등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막말을 일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은 사람의 인품을 담는 그릇이라 한다. 초등학생의 '갑질'논란에 온 국민이 공분한 가운데 대기업 오너들의 막말과 갑질 논란이 초래한 국민들의 좌절감을 재조명해 봤다.

▲ "돈 벌거면 똑바로 벌어" 방정오 TV조선 대표 초등생 딸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여러 매체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된 해당 음성파일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인 방 전무 딸은 50대 후반인 운전기사에게 각종 협박과 폭언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기사와 방 전무 딸이 차 안에 있는 상황에서 녹음된 내용은 가히 충격에 가깝다.

"이 아저씨가 보니까 괴물인가, 바본가", "아저씨. 나는 이제 아저씨랑 생활 안 할래. 내려줘. 당장 내려줘", "아저씨. 짤리든 말든 내가 말 안했으면 아저씨는 해고야. 진짜 미쳤나봐", "내가 지는 사람 아니야. 아저씨. 나 말싸움해서 1등한 사람이야. 나 아저씨 때문에 더 나빠지기 싫거든? 나 원래 착한 사람이었는데 아저씨 때문에 이렇게 나빠지기 싫어", "그 전 아저씨한테도 그랬지만 너무 못해서, 아저씨가 더 못해. 그 아저씨가 그나마 너보단 더 나은 거 같아", "일단은 잘못된 게 네 엄마, 아빠가 널 교육을 잘못시키고 이상했던 거야. 돈도 없어서 병원하고 치과도 못 갔던 거야. 가난해서", "돈 벌거면 똑바로 벌어. 아저씨처럼 바보같이 사는 사람 없거든?"

방 전무 측은 미성년자인 딸의 녹취록이 공개된 데 대해 법적 절차 등을 언급하며 부적절하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사과문을 내고 TV조선 대표이사직 사퇴를 표명했다.

방 대표는 "제 자식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를 꾸짖어 달라"면서 "운전 기사분께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데 대해 다시 사과 드린다"며 TV조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 폭언·폭행부터 마약까지…' 엽기행각 끝판왕' 양진호
사진=뉴스타파 영상 캡처

사진=뉴스타파 영상 캡처

올 하반기 여론을 충격에 빠뜨렸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언·폭행·엽기 행각은 상상 이상이었다. 지난달 30일 뉴스타파는 진실탐사그룹인 '셜록'과 함께 취재한 양 회장의 폭언·폭행 모습을 고발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의 시점과 장소는 지난 2015년 4월 8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위디스크 사무실이었다. 해당 영상에서 양 회장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회사 직원에게 폭언과 협박을 쏟아냈다.

이어 직원의 얼굴과 목이 벌겋게 달아오를 때까지 손바닥으로 따귀, 뒤통수 등을 내리치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주변에 있던 다른 남성이 양 회장을 말리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폭행을 계속됐다.

양 회장은 직원을 무릎 꿇린 뒤 "네가 모시던 최고 상사를 그 따위로 함부로 말하냐? 똑바로 사과하지 않으면 죽을 줄 알아. XX새끼. 네가 한 일에 책임을 져야지. 고개 들어. 울어? XXXX로구만"라고 폭언했다.

이 직원은 "회사 고객게시판에 양 회장과 관련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적인 폭행을 당했다. 한 개인의 인권을 이런 식으로 묵살해도 되는지 (양 회장에게)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위디스크 관계자는 "양진호 회장이 다른 직원을 시켜 영상을 찍은 뒤 이를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전해 충격을 더했다.

이 외에도 양 회장은 각종 엽기 행각을 벌여 그에 적용된 혐의는 '폭행(상해)',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저작권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성폭력' 혐의로 총 10개에 달한다.

▲ "왜 그렇게 일을 해. 미친 XX네"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지난 8월에는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이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도마 위에 올랐다.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직원을 향해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되고를 왜 네가 XX이야"라고 소리지르며 거친 욕설을 이어 나갔다.

문제는 윤 회장의 이러한 폭언이 일회성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대웅제약 전·현직 직원들은 윤 회장의 이러한 폭언이 일상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재승 회장이 검사 출신이었던 만큼 누구도 그에게 이의제기를 하지 못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 회장 측은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며 사과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상습적으로 욕설이나 폭언을 하지는 않았고 또한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없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윤 회장의 이 같은 주장과는 달리 언어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사람은 지난 2~3간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 회장은 언론에 입장문을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 "제대로 해. 이 개XX야" 대한항공 이명희 이사장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대기업 일가의 폭언 및 갑질 횡포가 사회적 문제점으로 떠오르게 된 계기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이었다. 특히 직원들에게 폭언·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관련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국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14년 5월 무렵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손찌검하고 2013년 여름에는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폭행한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피해자를 10명 넘게 확보하고 이 이사장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출국 금지하는 등 수사가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이 이사장은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가사도우미 등에게 일상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도 받았다. 이같은 논란에 이 이사장은 "욕은 했지만 때린 적은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20일 YTN은 이 이사장의 수행기사로부터 입수한 영상을 공개해 큰 이목을 끌었다. 이 영상에서는 실내복을 입은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촬영자에게 "안국동 지압에서 나 오늘 지압 몇 시 갈 수 있는지 제대로 해. 이 개XX야. 전화해서 제대로 말해"라며 고성을 지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당시 이 매체에 영상을 제보한 수행기사는 "폭행은 하루에 한 번이 될 수도 있고 이틀에 한 번이 될 수도 있었다. 얼굴에 침을 뱉기도 했고 아랫 사람들은 사람 대접을 받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 CCTV 공개후 "진짜 죄송하다"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직원을 향한 폭언과 갑질이라면 정우현 미스터피자의 회장의 일화도 유명하다. 정 회장은 지난 2016년 4월 2일 밤 11시쯤 서울 대신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일하던 경비원을 폭행했다. 정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이유는 1층 출입문을 닫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비원은 늘 밤 10시쯤이면 출입구를 봉쇄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건물 1층에 입점한 미스터피자는 영업 중이었다. 술을 곁들여 저녁식사를 마친 정 회장은 10시 20분쯤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후 소식을 듣고 도착한 경비원과 정 회장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경비원은 "죄송하다고 했는데도 정 회장이 갑자기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회장 측은 "직원들이 중간에 있어 주먹으로 가격할 수 없었고 서로 밀치고 잡아당기는 정도의 마찰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 조사 결과 CCTV에 정 회장의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국 정 회장은 사과 의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경비원의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진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 3년간 운전기사 61명 교체…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 [사진=KBS 뉴스 캡처]

정일선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 [사진=KBS 뉴스 캡처]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은 지난 2016년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3년간 운전기사를 무려 61명이나 갈아치운 사실이 드러났다. 고(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 고(故)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 사장은 운전기사들에게 주 56시간 이상 일하게 하고 이들 가운데 1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정 사장 밑에서 일한 운전기사는 한 사람당 평균적으로 18일만 일하고 교체됐다. 당시 운전기사들은 주 80시간 이상 일을 하면서 정 사장의 폭언과 욕설을 견디는 등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이후 정 사장이 운전기사를 폭행했다는 보도 내용을 토대로 운전기사들에게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폭행당했다는 진술은 1명에게서만 확보하는데 그쳤다. 정 사장의 보복이 두려워 대부분 진술을 꺼린 것이다.

▲ 차선 변경시 사이드미러 확인 금지…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TV 방송화면 캡처

사진=연합뉴스 TV 방송화면 캡처

지난 2016년 3월에는 대형 건설사 오너 3세인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당시 국내 한 매체는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를 지낸 피해자의 말을 인용해 "이 부회장은 인간 내비게이션이자, 도로에서 차량 중계자였다. 이 세상에 있는 욕이란 욕은 그의 입에서 다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이 부회장의 운전대를 잡은 지 며칠 만에 환청이 들리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대림산업 근처에는 가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오죽했으면 3일 동안 밥을 한 끼도 못 먹었다. 운전 지시도 까다로워 계속 긴장하고 있는 데다 뒤에서 계속 욕하고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이 날아오니까 밥이 도무지 넘어가질 않더라. 살이 빠졌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속상했던 건 사람을 종이컵보다 더 쉽게 버린다는 것이다"라며 이 부회장은 기사가 있는 상태에서도 예비기사를 상시 모집했고 예비기사가 마음에 들면 사전 통보도 없이 바로 자른다고 폭로했다.

실제로 대림산업의 운전자 수행가이드에는 "본의 아니게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곧이 곧대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등 비인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다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며 그 뒤에 '사이드미러 접고 주행하는 연습 필요'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부회장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사람을 실컷 두들겨 팬 뒤 합의금 명목으로 뭉칫돈을 건넨 이른바 '맷값 폭행'의 최철원 전 M&M 대표도 대표적인 갑질 사례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잊을만 하면 반복되는 지도층의 갑질 논란에 국민들은 분노와 함께 좌절감을 느낀다.

지난해 한국의 GDP는 1조5308억달러로 세계 12위를 기록했지만 이런 경제 규모를 갖추고도 사람들은 '헬조선'이라고 부르며 불만스러워한다.

국민들이 거듭되는 '갑질'논란에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사회의 중심을 이뤄야 할 상류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가 아닐까.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행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백두현은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통해 "도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 안에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하는데 솔선수범인 기업가야 말로 그가 이끄는 기업의 브랜드는 물론 종사자 모두의 자존심까지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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