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진 이사장 "개량신약 개발해 빈곤국 돕는 ODA 모델 만들 것"
정부·제약사·빌게이츠재단 공동 출자
'글로벌 헬스기술연구기금' 운영 맡아
"저개발국에 도움 되는 신약 개발 지원
제약사들, 新시장 진입 마중물 될 수도"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문 이사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복지부 차관 등을 지냈다. 그는 “신약 R&D를 지원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는 역할이 다르다”며 “라이트펀드는 저개발국가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매년 11월25일은 한국이 ODA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것을 기념하는 개발원조의 날이다. 한국의 ODA 사업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지만 보건의료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문 이사장은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염병 진단을 위해 실험실에서 세균을 배양하던 것을 간이 장비로 바꾸면 현장에서 빨리 확인할 수 있다”며 “한주먹씩 먹어야 하는 결핵 약 숫자를 줄이는 등 의약품 용법, 용량을 바꾸거나 먹기 편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 이사장은 “저개발국가를 위한 신약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단기적 이익을 보지 못하더라도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ODA 입찰 참여가 늘어나는 등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2013년 글로벌헬스기술진흥기금(GHIT)을 조성했다. 5년간 3000억원가량을 집행한다. 74개 업체가 투자 파트너십을 맺었다. 원격의료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기 위해 정보기술(IT) 회사도 참여했다. 한국은 걸음마 단계다. 지난달 기업들의 지원을 받았고 내년 4월 첫 지원을 시작한다. 문 이사장은 “연구과제 심사에 참여하는 전문가 8명 중 6명이 외국인으로,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함께 국제 기준에 맞춰 심사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심사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국제 입찰 시장을 간접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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