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해온 연내 택시요금 인상이 택시업체들의 반발로 벽에 부닥쳤다. 서울시가 “요금인상 후 1년까지만 사납금 인상을 제한한다”는 택시업계와의 합의안을 깨고 ‘다음번 택시요금 인상’ 때까지 사납금을 사실상 동결하라는 요구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택시업계는 “서울시가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협약 체결을 거부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올해 마지막 회기가 시작된 시의회에 택시요금 인상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택시요금은 시민 공청회와 시의회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야 인상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일 노사민정협의회에서 택시업계와 기본요금을 현행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심야할증요금을 3600원에서 54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대신 요금이 인상된 뒤 6개월까지 사납금을 동결하고 이후 6개월 동안 요금 인상분의 20% 이내로만 사납금을 올리기로 협약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대시민 공청회 이후 서울시는 ‘다음 요금 인상 전까지’ 사납금 인상 수준을 요금인상분의 2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확약을 업계에 추가로 요구했다.

택시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택시법인 등은 12일 총회를 열어 서울시 요구안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