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자퇴 /사진=연합뉴스
숙명여고 쌍둥이 자퇴 /사진=연합뉴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가 자퇴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쌍둥이가 자퇴 후 다른 학교에 다니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서울시교육청과 숙명여자고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시험문제·정답 유출 혐의를 받는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 A(53·구속)씨의 딸들이 지난주 초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교육청에 자퇴서 처리 여부를 문의하는 등 대응 방향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도 수사결과에 따라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정돼 퇴학 등 징계처분을 받으면 '전학'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자퇴를 택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쌍둥이 중 언니인 문과생 B양은 지난 5일부터 돌연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동생인 이과생 C양은 지난달 14일 경찰의 두 번째 조사를 받은 뒤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는 첫 번째 조사 때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다.

지난 6일 A씨는 자신의 딸들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쌍둥이 휴대전화에서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에 해당하는 영어 구절이 메모 형태로 발견됐고, 이들의 자택에서는 일부 시험문제의 답을 손글씨로 적어둔 종이도 나왔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답안지가 금고에 보관돼있는 교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한 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유출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네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와 영장심사에서 줄곧 문제유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끝내 구속 수감된 채로 남은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 등 다른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5일 전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