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파워포인트 못 다루는 학생이 없듯이, 앞으로 디지털 제조장비를 다루고 간단한 회로를 구성하는 게 기본적인 소양이 되는 시대가 올 겁니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디지털 장비 다루는 게 기본 소양 되는 시대 올 것"
‘예비 우주인’에서 3D(3차원) 프린터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메이커 교육 전도사’를 자처했다. 메이커 교육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공학·수학 등의 이론을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업을 세운 창업자 상당수가 차고의 ‘메이커’였다.

고 대표는 국내 메이커 스페이스의 효시인 타이드인스티튜트 설립자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터 등의 장비를 이용해 머릿속에 있는 제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단순한 문제 해결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이커 교육은 이 같은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게 고 대표 지론이다. 뭔가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고, 구조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트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은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강조하며 인공지능(AI), 자동차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같은 인간만의 특징을 스스로 발견하고 쉽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게 메이커 교육이라고 고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뭔가를 만들면서 세상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고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듯, 메이커 교육도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구조를 배울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최근 개발도상국에 메이커 운동을 전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16년 미얀마 양곤에 K랩(Korean Lab)을 세운 데 이어 두 번째 진출 국가를 찾고 있다. 그는 “메이커 운동을 다른 국가에까지 확산시켜 한국 청년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싶다”며 “앞으로도 이익을 떠나 더 많은 메이커가 3D 프린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