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이 입주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주변에 조성된 아산 지중해마을. /아산시 제공
아산시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이 입주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주변에 조성된 아산 지중해마을. /아산시 제공
충남 아산(牙山)시는 1986년 아산군 온양읍이 온양시로 승격됐다가 1995년 아산군과 온양시가 다시 통합됐다. 아산만을 경계로 경기 평택시와 맞닿은 아산시는 농촌도시였지만 1994년부터 대기업이 들어오고, 정부 주도의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눈부시게 발전했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시에 둥지를 틀면서 주력산업이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바뀌며 인구 32만 명의 중견도시로 성장했다. 시는 인구 50만 명을 목표로 첨단도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아산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도시로 산업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산업단지를 추가 조성 중”이라며 “탕정지구, 배방월천지구, 배방갈매지구 등 택지 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주거환경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포도밭이 첨단산업 도시로 변모

1995년 온양시와 아산군 통합 당시 인구 16만 명이던 아산시는 아산온천과 온양온천, 도고온천 등 온천도시로 유명했다. 기업 수도 적고 도시인프라가 부족했던 이 도시가 23년 만에 성장가도를 달리는 경제도시로 급부상했다. 2015년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아산시를 ‘2025년 세계 7대 부자도시’에 올리며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변화의 시작은 2003년 삼성전자가 아산시 탕정면에 투자를 결정하고 공장을 지으면서다. 탕정면 포도밭에 액정표시장치(LCD)단지가 만들어지고 협력사가 입주하면서 인구가 유입됐다. 지역 경제에도 훈풍을 몰고 왔다. 하지만 2009년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가 본격화하면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기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하던 아산신도시 조성을 절반가량 축소하면서 도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꾸준한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해마다 기업과 인구가 늘고 있다. 시는 인구 50만 명 시대에 대비한 중장기 발전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이 중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전략사업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스마트센터 구축을 본격화했다. 2022년까지 250억원 규모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미래성장 사업 지원계획을 수립해 창업지원 프로젝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전용 공간, 시제품 제작 및 인증·평가센터 등을 갖추기로 했다.
포도밭이 첨단 산업단지로…미래 이끌어 갈 '젊은 기업도시' 날갯짓
젊은 층이 많이 사는 휴양·관광도시

한국공공자치연구원(KPA)이 최근 전국 226개 시·군·구 중(세종시, 제주도 제외) 세 가지 지표를 분석·평가한 결과에서 아산시는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5위를 차지했다. KPA는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 지표에서 아산이 살기 좋은 매력적인 도시라고 평가했다. 아산은 젊은 도시다. 기업이 많고 고속도로와 수도권 전철, KTX천안아산역 등 사통팔달 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정주여건이 좋아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됐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민들의 평균 연령은 38.1세로 충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조사됐다. 대기업 취업을 겨냥한 20~30대 전입 인구가 급증한 때문이다. 아산시에서 가장 젊은 지역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업체가 밀집한 탕정면이다.

아산시는 휴양도시로도 유명하다. 조선시대 왕들이 행궁을 짓고 온천휴양을 하던 역사가 깃든 온양온천이 있다. 아산온천과 도고온천의 스파·레저시설에서 온천과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도 있다. 온양온천역, 신정호관광단지(호수), 곡교천 은행나무길에는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대여소가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모티브로 조성된 지중해마을을 비롯해 외암민속마을, 현충사, 공세리성당, 영인산수목원(자연휴양림) 등 명소도 즐비하다.

시는 온천을 활용해 온천헬스케어 힐링센터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적 타당성 분석과 사업 시행을 위한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 4차 산업과 연계한 아산복합문화파크도 조성한다. 권곡근린공원(26만4000㎡)에 지상 5층 규모로 2022년 완공 목표다. 공연장과 전시장, 다목적홀, 미디어센터, 청소년문화회관, 민속박물관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 문화공간을 활용해 관광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일자리 넘치는 풍요로운 도시에 초점

아산시는 여유로운 삶과 다양한 일자리가 있는 풍요로운 도시를 목표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도시이자 젊은 도시로 ‘50만 아산시대’를 대비하는 것에 모든 시책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지방도시마다 고민이 깊지만 아산시는 견고한 인구 증가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다.

포도밭이 첨단 산업단지로…미래 이끌어 갈 '젊은 기업도시' 날갯짓
시는 민선 7기 들어 기업 유치와 인구 유입을 위해 필요한 도시인프라 조성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제2서해안고속도로와 천안~당진 고속도로, 서해안복선전철을 완료하고 수도권 전철 탕정역 준공 및 풍기역 신설을 추진한다.

아신신도시 주변 지역 개발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아산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제외된 KTX천안아산역 주변 배방·탕정면에 연구개발(R&D) 집적지구를 조성하고 인주 3공구·음봉디지털·탕정일반 등 서부지역 산업단지 조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아산시의 2015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9200만원으로 충남 평균(4873만원)의 두 배, 전국 평균(3068만원)의 세 배”라며 “지난해 기준 인구 32만 명, 예산 1조1679억원, 기업 2374개, 재정자립도 41.4%로 해마다 발전하는 경제중심 도시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