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려면 민주노총 부모 둬야합니까"
대학교 캠퍼스에 대자보가 붙는 등 대학생 사이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 캠퍼스 5곳에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학생 단체 한국대학생포럼(한대포)이 각 대학 지부에 부착한 게시물이다.

대자보에서 학생들은 서울교통공사 채용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각 대학에 공통적으로 붙인 성명문에서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은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형성된 사회적 공감대를 자신들의 기득권 확보에 이용한 것”이라며 “독서실과 공시촌에서 청춘을 바쳐가며 공부해 노력한 국민은 그들에 의해 조롱거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경희대 캠퍼스에 부착된 대자보에는 “현대판 음서제가 고용세습”이라며 “국민이 54 대 1로 경쟁할 때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경영진 목을 졸라 직원 자녀, 형제, 남매, 배우자 등을 채용했다”고 적혔다.

한대포는 지난 23일에도 서울시청 앞에 “우리 대학생이 취업하려면 공부 때려치우고 박원순 캠프에 들어가거나 다시 태어나서 민노총 부모를 둬야 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도 공기업 채용비리 의혹을 두고 비판 여론이 나온다.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서울교통공사 면접 앞두고 있었는데 채용비리가 터져 씁쓸하다”, “강원랜드 비난하더니 똑같이 행동한다”, “선심 쓰듯 계약직 전환해주고는 일자리는 못 만들고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고려대 재학생 포털사이트인 고파스에도 비슷한 게시글이 많았다. “채용비리가 자꾸 터져나와 마음이 심란하다”, “노조 가족들 뽑느라 청년들만 피해 본다”, “이렇게 조직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벌일 줄은 몰랐다” 등 내용이었다. 올해 9월 기준 통계청이 조사한 청년 실업자 수는 39만8000명, 청년 실업률은 8.8%였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