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개 자치구 96개 고교·11개 자치구 21개 국·사립초서 시행
국제중 등 모든 학교로 단계적 확대 추진…연 2천200억원 추가 소요
서울 고교·사립초 '무상급식'…"2021년까지 전 학교 확대"
내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사립초등학교와 국제중학교도 무상급식 대상에 포함된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국·공·사립 학교유형이나 초·중·고교 등 학교급과 상관없이 무상급식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29일 발표했다.

계획대로면 2011년 공립초부터 시작된 서울 학교 무상급식이 10년 만에 완성되게 된다.

고교 무상급식은 내년 성동·동대문·중랑·강북·도봉·동작·관악·강동·중구 등 9개 자치구 96개교 3학년생 2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실시된다.

무상급식 대상 학년은 해마다 한 학년씩 내려간다.

급식단가는 학생 1명당 5천406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고교 급식단가 평균(4천699원)보다 15%(707원) 비싸다.

무상급식이 이뤄지면 고교 학부모는 연간 약 80만원씩 급식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취약계층학생이 급식비를 지원받고자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고교생 15.3%(3만9천354명)가 법정지원대상자 등으로 급식비를 지원받는다.

서울시는 "소득이 중위소득 60% 이하인 가구의 학생이나 예상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학생에게도 선별적으로 급식비를 지원하지만 (학생들이) 신청을 꺼려 지원실적이 매년 감소해왔다"고 설명했다.

국·사립초 무상급식은 내년 11개 자치구(종로·용산·성동·동대문·중랑·도봉·노원·마포·강서·동작·중구) 21개교 학생 1만1천697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학생 1명당 급식단가는 4천649원으로 정해졌다.

국제중 무상급식은 해당 학교 소재 자치구(광진·강북구)가 참여하지 않아 내년에는 이뤄지지 않는다.

시와 교육청은 2021년까지 고교·사립초·국제중까지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7월 1일 기준 서울 고교는 총 320개교, 국·사립초는 34개교, 국제중은 2개교다.

이들 학교 전체에 무상급식을 하려면 연간 2천208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교육청은 추산했다.
서울 고교·사립초 '무상급식'…"2021년까지 전 학교 확대"
무상급식 확대에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올해 공립초와 국·공·사립중 무상급식에 4천533억원이 투입되는데 교육청이 50%를 대고 나머지는 시와 자치구가 3대 2 비율로 분담한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자치구로서는 무상급식비 분담이 상당한 부담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재정자립도는 평균 29.3%다.

일반회계예산 가운데 지방세 등 자체수입으로 벌어들이는 비율이 30%도 안 되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구청장은 없었다"면서 "재원 마련이 어려워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교육에는 중앙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면서 교육의 일환인 급식에는 손을 놓고 있다"면서 "현재 실시되는 초·중 무상급식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만 걸림돌인 것은 물론 아니다.

일부 도심지역 자치구는 예산으로 다른 구 학생의 급식비를 지원하게 되는 문제 탓에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급식 지원은 학교단위로 이뤄지는데 고교는 다른 자치구에서 통학하는 경우도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내년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는) 16개 자치구도 모두 고교 무상급식에 동의하고 합의했다"면서 "예산마련과 조례개정 등 절차가 끝난 9개 구부터 (무상급식을) 시행하는 것으로 나머지 자치구도 곧 무상급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교육감의 말과 달리 남은 16개 자치구 가운데 시나 교육청에 추후 무상급식 참여 의사를 명확히 전달한 곳은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호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교육감 말은 문서 등을 통한 구체적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무상급식 시행에) 공감했다는 의미"라면서 "2020년과 2021년에 몇 개 자치구가 추가로 참여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백 국장은 "무상급식에 추가로 참여하겠다는 자치구가 있었으나 내년도 예산안이 이미 확정돼 이번에 함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년에 걸쳐 완성된 서울시 친환경 학교급식은 복지도시, 교육도시로 가는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며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건강한 친환경 학교급식을 차질없이 전면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고교·사립초 '무상급식'…"2021년까지 전 학교 확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