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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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태풍 '위투'가 휩쓸고 지나간 사이판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중 일부가 괌을 경유해 27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8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에는 진에어 LJ642편이 무사히 활주로에 착륙했다는 안내가 떴다.

이 비행기에는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8명이 탑승했다.

이어 오후 8시 57분에는 역시 사이판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 13명을 태운 대한항공 KE114편이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이들 21명은 이날 낮 사이판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C-130 허큘리스 수송기를 이용해 괌으로 이동한 뒤 민항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LJ642편으로 들어온 고재성(31) 씨는 "사이판 남부 쪽이 특히 태풍 피해가 심했다"며 "기본적으로 단수와 정전에 창문까지 다 깨져버린 집도 많았고 교민들의 집도 많이 부서져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사이판 북부 호텔에 묵었다는 고씨는 "호텔 저층은 침수되고 엘리베이터도 작동을 멈춰 호텔 고층까지 걸어 다니는 상황이었다"면서도 "그나마 제가 묵었던 호텔은 피해가 작아서 다행이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씨는 또 "비행기가 안 뜨니까 걱정이 됐는데 외교부와 국토교통부 도움으로 군 수송기에 탑승해 괌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며 "(한국에 돌아오니) 편안하고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고 피곤한 기색으로 말했다.

이날 사이판에 도착한 군 수송기는 임신부와 노약자 등을 우선 선발해 1차로 85명을 괌으로 이송했다.

이들은 당초 민항기 3대에 나눠 타고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이었지만 이들 가운데 21명만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64명과 2차 수송 인원 76명은 한국시각으로 이날 자정 무렵 출발하는 민항기로 괌을 떠날 예정이다.

나머지 여행객은 28일 사이판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되는 대로 민항기로 귀국하게 된다.

앞서 25일 사이판을 강타한 태풍 위투로 사이판 공항이 폐쇄되며 한국인 관광객 1천800여명이 사이판에 고립돼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