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9월 수출 32% 감소, 9년만 최대 감소율 기록
2009년 이후 전년 동월대비 수출증감률 최대 감소
부산수출,지난해보다 32% 급감

지난 9월 부산지역 수출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31.7% 감소했다.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출 침체기였던 2009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율이다.조선과 자동차산업 등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의 대표공단인 녹산산업단지의 공장 매물도 넘쳐 나고 있다.공장 가동률은 지난 6월 63% 불과하고 고용인원도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부산 제조업의 추락이 갈수록 심화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본부장 허문구)는 ‘부산 수출입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월 부산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31.7% 감소한 10억 18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및 수출 차량들의 연식변경에 따른 생산량 조정 등의 영향으로 부산의 9월 승용차 수출이 59.4% 감소했다.

자동차부품(-46.0%), 항공기부품(-17.3%), 철강제품(-12.9%), 기초산업기계(-20.2%) 등 지역 수출 상위 10위권 내 품목 모두 전년 동월대비 수출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26.6%), 일본(-23.2%), 중국(-18.5%), 베트남(-39.3%), 멕시코(-25.6%) 등 주요 수출대상국으로의 수출이 두 자릿 수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홍콩(36.3%), 호주(19.6%), 브라질(10.8%)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지난 9월 부산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12.5% 감소한 10억 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허문구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은 “추석 연휴 영향으로 전국의 9월 수출도 전년 동월대비 8.2% 감소한데 비해, 부산의 수출감소율은 무려 전국의 4배”라며, “4분기에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미 연준 금리 인상여부, 신흥국 경기 불안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가 있어 지역 수출여건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수출,지난해보다 32% 급감
이같은 수출부진 여파 등으로 공단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녹산산업단지 길가에는 ‘공장 급매와 임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한 기업 대표는 “제조업이 안되다 보니 그런 거 아니냐”며 “요즘은 임대료도 못 내는 공장이 태반인데, 누가 제조업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미 녹산산업단지에는 물량이 없어 잔업이 사라진 지 오래다. 말 그대로 오후 6시면 불이 다 꺼진다. ‘워라밸’ 때문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불황으로 다가온다.녹산산업단지는 자동차부품업체와 조선기자재업체가 70%정도를 차지한다.최근 부산의 주력산업인 두 업종 모두 최악의 불황으로 공장에 일감이 줄어든 것이 주 원인이다.

조선기자재업체 한 대표는 “이미 2~3년 전부터 잔업이 없는 상태라 주 40시간만 근무를 해도 일손이 남아 돈다”고 말했다.다른 한 업체 대표는 “조선기자재업들이 그만두면서 나오는 매물이 늘고 있다”며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고 말했다.지난해 3.3㎡당 400만~450만 원이던 공장부지 가격은 최근 300만 원 선까지 떨어졌다.

녹산공단의 6월 가동률(최대생산능력 기준 생산액)도 62.9%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국가산단 40개의 전체 평균 가동률 80.2%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더 우려되는 점은 2016년 6월 66.2%, 2014년 6월 72.1%로 해가 갈수록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6월 녹산공단의 고용인원은 3만 2700명으로 2016년 3만 3068명, 2014년 3만 5104명에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제조업은 총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일부 조선업체등은 생존의 방향을 잡고 있다”며 “정부가 조속히 지원책을 마련해 기업들이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