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성을 강조하던 독일 교육이 바뀌고 있다. 뛰어난 학생들을 따로 관리하는 영재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이공계 인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수학(M)과 정보학(I), 자연과학(N), 공학(T) 앞글자를 따 ‘MINT’라는 용어도 만들었다.

독일은 2015년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우수 학생들에게 MINT 교육을 시켰다. 중·고교(김나지움) 중 MINT 우수학교를 지정해 유명 대학과 힘을 합쳐 영재 발굴에 앞장섰다. 대학교수가 MINT 우수학교 학생을 선발하고 직접 지도하는 형태다.

성과는 금세 나타났다. 작년 말 독일 튀빙겐대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65개 지역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초등학생을 조사한 결과 교육 후 학생들의 자연과학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다. MINT 우수학교에선 신기술 특허를 받거나 대학 학위 논문 수준의 연구 결과를 낸 고교생이 연이어 나왔다.

유타 뫼링어 뮌헨공대 MINT 담당 교수는 “독일에서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했는데 MINT분야 영재교육을 통해 이공계 과목을 좋아하는 학생이 늘었다”며 “이공계 인재들이 나중에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산업을 키우면 일자리를 늘리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뮌헨=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