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학부모 단체와 시민사회 단체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리 사립유치원의 퇴출과 교육당국의 관리 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와 부산참보육부모연대 등 10여개 단체는 이날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은 자신들의 힘을 이용해 교육기관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회계 투명성도 갖추지 않고 지금까지 영업을 계속해 왔다"고 주장했다.
부산 학부모들, 비리 사립유치원 퇴출·관리감독 강화 촉구
이들은 "얼마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기자회견을 보니 교육자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우리의 미래가 저런 사람이 운영하는 원에서 교육받으며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울분이 치솟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감사에 적발된 사립유치원 원장을 처벌하거나 제재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를 두고 "사립유치원 원장에게 천국이 따로 없는 대한민국이다.

요즘 같은 '헬조선'에서 사립유치원은 최고 인기사업이 아닐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기자회견에서는 2017년에 드러난 부산의 한 사립유치원의 비리가 거론됐다.

해당 유치원에서는 118억원을 횡령하고 집단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졌는데 횡령 사건은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118억원이 모이기 전에 제대로 관리 감독이 이루어졌다면 끔찍한 아동학대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산시교육청은 이제라도 부산시 유아 대부분이 다니고 있는 사립유치원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들은 부산의 사립유치원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고 국공립유치원의 비율이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부지런히 국공립 비율을 높여야 하는 게 상식인데 부산시교육청은 학급 증설만 계획하고 있다"며 "아이를 국공립유치원에 보내고 싶은 학부모들의 학습권보다, 비리유치원이 어딘지 알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알 권리보다 사립유치원의 영업권이 먼저인 부산시교육청이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시 교육청에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 제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과 적발 내용 공개, 부산 전체 사립유치원 감사,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즉시 적용, 비리 사립유치원에 대한 강력한 행정조치 등을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