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의 얼굴이 곧 공개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2일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 따라 김씨로 불리던 피의자 이름이 김성수이며 29세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성수 얼굴은 이날 오전 11시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서면서 처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강서경찰서 찾은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강서경찰서 찾은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신상공개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얼굴을 공개하기로 해도 경찰이 따로 사진을 언론에 제공하는 것은 아니며 언론에 노출될 때 마스크나 점퍼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한다.

김씨는 지난 14일 강서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신 모(21)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손님으로 PC방을 찾은 김성수는 다른 손님이 남긴 음식물을 자리에서 치워달라는 요구를 하다 신씨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다툼 끝에 환불을 요구하며 협박하자 신씨는 112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은 단순 다툼에 개입하지 못하고 10분만데 돌아갔다.
강서 PC방 사건 현장 옆에 마련된 추모 공간 (사진=연합뉴스)
강서 PC방 사건 현장 옆에 마련된 추모 공간 (사진=연합뉴스)
그러자 김성수는 PC방을 나갔다가 흉기를 갖고 돌아와 쓰레기를 벌고 돌아오는 신씨를 살해했다.

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당시 담당의는 얼굴과 목 등에 총 32군데를 뼈까지 찔린 상처가 있었다고 공개하며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응급의학과 의사 남궁인 씨는 "일요일 아침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자가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침대가 모자를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라며 "상처가 너무 많았다. 복부와 흉부에는 한개도 없었고 모든 상처는 목과 얼굴 칼을 막기 위했던 손에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응급실에 실려온 피해자는 처음부터 의식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경찰이 말다툼이 있어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것이라고 알려 줬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원한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에 놀라 순간 세상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장 폐쇄회로(CC)TV에 김씨의 동생이 아르바이트생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과 함께 동생을 공범으로 입건하지 않은 경찰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유족은 이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강서구 PC방 살인사건과 관련해 지난 19일 강서경찰서를 방문해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한편 김성수가 경찰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이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 글에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84만여 명이 참여해 역대 최고 청원자를 기록했다.

한 달 간 20만 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가 이에 답변한다는 조건은 단 하루만에 달성했으며 며칠 내 100만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씨의 사망판정을 한 남궁인 씨는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