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기업 104곳에서 연간 총매출 약 1조원을 올리는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전경.   /경북테크노파크 제공
입주 기업 104곳에서 연간 총매출 약 1조원을 올리는 경북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 전경. /경북테크노파크 제공
주름 개선 주사제를 제조하는 강원 춘천시의 휴젤(대표 손지훈)은 초기 투자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 2007년 강원테크노파크(강원TP)에 입주했다. 대량생산 공정 개선과 공용장비 활용을 지원받아 2015년 강원TP 1호 상장기업이 됐고 지난해 5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경기TP는 경기지역 31개 시·군, 대학 등 81개 기업 지원 기관과 함께 중소기업 현장의 애로기술을 해결하는 ‘기술닥터’ 사업을 운영해 9년간 6214건의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경북TP에는 104개 기업이 입주해 입주 기업 총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년 전 허허벌판에 조성된 경북TP는 사이언스파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98년 경기·인천·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TP 등 6개 TP로 출발한 한국의 테크노파크가 지역기업과 지역산업육성 정책을 본격화한 지 23일로 20주년을 맞았다. 전국 18개 TP로 구성된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회장 이재훈 경북TP원장)와 중소벤처기업부는 23~24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테크노파크 출범 20주년 기념식을 연다.

테크노파크 '지역산업 거점' 역할 톡톡
기념식에서는 경남TP가 경남항공부품수출지원단을 운영해 항공부품산업 해외 진출에 기여한 공로로 대상(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는다. 프리스타와 스타, 글로벌강소기업 등 성장 단계별 기업지원정책인 ‘스타기업 육성’을 정부사업으로 확대 발전시킨 대구TP는 최우수상을 받는다. 경기대진TP는 경기 가구산업 클러스터 구축, 전북TP는 농업용 방제 드론(무인항공기) 실증클러스터 활성화, 제주TP는 제주지역 물산업클러스터 구축 등으로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한 공로로 각각 우수상을 받는다.

외국의 사이언스파크 및 리서치센터를 모델로 1998년 출범식을 가진 한국테크노파크 사업은 2006년 13개 전략산업기획단과 50개 특화센터가 통합하면서 지역혁신거점기관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전국 TP는 2010년 제주TP 설립을 마지막으로 18개로 늘었다.

전국 TP에 입주한 기업은 1997년 32개에서 지난해 말 2256개로 약 70배 증가했다. 입주 기업 중 41개는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기간 고용 인원은 545명에서 1만9674명으로, 매출은 742억원에서 17조6031억원으로 늘었다. 전국 TP가 보유한 장비는 2899대로 5억원 이상 고가 장비만 280대에 이른다. 전국 TP 입주율(총면적 58만㎡)은 87%다.

TP 설립 단계에 관여한 오덕성 충남대 총장은 “한국의 테크노파크사업은 해외 과학기술단지 못지않게 성공적”이라며 “지역에 혁신이 일어나도록 정부가 씨를 뿌렸다면 이제는 대학과 함께 신산업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호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해외 과학기술단지가 30년 이상 걸려 이룬 성과를 10년 앞당겼다”며 “중앙과 지방정부 간 협력체제를 구축해 지역특화산업 육성과 기업지원 프로세스를 안착시켜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