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tv 서비스 패키지였던 KT 키즈랜드가 어린이 전용 앱(응용프로그램) '키즈랜드 모바일'로 출시됐다. IP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KT 키즈 콘텐츠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도 볼 수 있게되면서 키즈랜드 모바일이 유튜브가 제공하는 '유튜브키즈'의 대항마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KT는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키즈랜드 2.0'을 출시한다고 밝혔다.KT는 키즈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IPTV 업계 최초로 어린이 전용 앱을 만들었다. KT 키즈랜드는 출시 5개월만에 누적 이용자수 360만명, 주문형 비디오(VOD) 이용횟수 2억3000만회를 달성했다.KT 키즈랜드 모바일의 무기는 '콘텐츠'다. 그 동안 키즈 콘텐츠는 무분별한 광고나 유해 콘텐츠를 거를 수 있는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동영상 앱으로 키즈 콘텐츠를 시청하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도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콘텐츠가 노출되지는 않을까하는 점이었다.이점을 살려 KT는 키즈랜드 모바일에 광고를 싣지 않고, 유해 콘텐츠도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앱'이기 때문에 통신사 관계없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누구나 13개 키즈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다.또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가 만드는 육아 전문 상담 콘텐츠 '오은영 박사의 아이 그리고 부모'를 새롭게 선보인다. 해당 콘텐츠는 오 박사가 실제 부모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또 11월 중에 '뽀로로의 왜요쇼'도 론칭할 계획이다. 3~5세 미취학 어린이의 호기심을 뽀로로가 대답해주는 내용이다. 어린다이들이 주로 묻는 질문을 알기 쉽게 정리해 뽀로로가 대답한다.오은영 박사는 "사연도 많고, 버릴 내용들이 없다"며 "사연을 읽고 분류해 가장 많은 질문부터 10가지 목록을 나누고 상황마다 세부적으로 50여가지의 질문 내용을 추렸다"고 말했다.가장 주목할 점은 키즈랜드 모바일 앱이 글로벌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가 제공하는 '유튜브키즈'와 견줄 수 있을 것인가다. 유튜브는 2015년 2월 어린이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키즈를 출시해 현재 35개국에서 11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이에 대해 KT는 자신감을 보였다. 강인식 KT 상무(미디어콘텐츠담당)는 "유튜브 키즈랜드 모바일은 (유튜브 키즈와) 성격, 방향, 전략이 완전 다르다"며 "키즈랜드 모바일은 KT가 엄선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수급해 광고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KT 고객이면 데이터 걱정 없이 상호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콘텐츠 제작에 참가한 오은영 박사도 "육아는 제대로된 이론적 지식을 가져야 하는데 유튜브에 나오는 것들은 걸러지지 않은 것들도 많다"며 "서양과 동양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이 다른데, 우리 사정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내용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KT 키즈랜드 콘텐츠는 전문가의 이론적 배경을 실질적 상황에서 담고 있다"고 조언했다.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매스미디어의 출현 이후 대중문화는 특정 집단에 의해 형성되었다. 사회학자 에르네스트 반 덴 하그는 “대중문화는 할리우드 내지 뉴욕의 특정 집단에 의해 대량 판매 시장에 내놓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접근은 쉽지만 자연스러움과 개성은 부족했다. 반면 산업혁명 이전의 문화는 소수의 엘리트가 아닌 일반대중에 의해 만들어졌다. 현실 속에 느끼는 그들의 열정과 두려움이 창의성의 재료였다. 유튜브에 의해 재편되는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매스미디어 출현 이전과 닮았다. 일반 대중이 대중 예술과 엔터테인먼트에 대규모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유튜브에 의한 글로벌 트렌드 창출유튜브에 접속하여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은 추천된 비디오 클립들이다. 이 추천은 전 세계 10억 명의 유튜브 시청자가 보내는 조회 수, 좋아요, 클릭 수 등 800억 개 이상의 신호를 재료와 알고리즘으로 결정된다. 사람들의 취향과 집단의식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미디어 매체가 유튜브인 것이다. 인터넷 시대의 고립된 사용자들은 유튜브를 통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사용자들의 행동과 관심사가 반영되어 다른 사용자에게 나타날 수 없다면,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가 레이디 가가를 압도적인 표차이로 따돌리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20세기 중엽의 미디어 환경에서 장소는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유튜브로 인한 무제한적인 미디어 전파의 존재는 장소를 더 이상 제약 요인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하나의 콘텐츠를 동시에 소비할 수 있는 이유이다. 유튜브의 문화 및 트렌드 매니저인 케빈 알로카는 그의 책 《유튜브 컬처》를 통해 평균적으로 유튜브 조회 수 가운데 3분의 2는 미국 외의 국가에서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체 조회 수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미만이라는 것이다.정보전달자로서의 유튜브유튜브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거나, 부정적인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유튜브가 권력남용과 파괴를 기록하여, 많은 시청자를 목격자로 만드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돼 아랍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를 의미하는 ‘아랍의 봄’이 대표적이다. 스물여섯 살의 과일 노점상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부패한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지 않아 농산물을 몰수당했다. 억울함은 분신으로 이어졌다.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그의 사촌인 알리 부아지지는 휴대폰으로 이를 찍어 올렸다. 이를 본 사람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는 유튜브로 공유됐다. 아랍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일인칭 시점으로 공유되는 비디오의 힘은 엄청났다. 비전문가인 목격자들이 촬영해 공유한 영상은 아랍의 봄 시위에서 정부의 무력행사와 쓰러지는 시위대의 모습을 통해 유튜브 시청자로 하여금 정서적인 연결을 이뤄낸다. 전통적인 뉴스 매체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위기 상황을 개인화하는 것이다. 일인칭 시점의 비디오는 시청자인 나를 순식간의 시위대 일부로 만든다. 기존 저널리즘이 하지 못한 공감을 유튜브 영상이 형성하는 것이다. 이런 공감은 시청자를 행동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행동은 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정보 전달을 통한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의 구분부모님 세대가 어떤 사건을 이해하는 방법은 직접 목격하거나, 전통적인 미디어인 신문 혹은 TV 뉴스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요즘 세대는 다르다. 특정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개인 블로그의 글을 읽거나 관련 개인이 공유한 영상, 현장에서 끊임없이 이뤄지는 트윗 등을 보며 실상을 파악한다. 신문 기사 하나, 한 편의 뉴스 시청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관점으로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것이다.문제는 가짜 정보다. 다양한 정보원 가운데는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이 섞여 있다. 시대를 막론하고 가짜 정보는 우리의 눈과 귀를 가려왔다. 과거에 가짜 정보는 ‘선전’ 혹은 ‘선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는 “선동은 문장 한 줄로도 가능하지만 그것을 반박하려면 수십 장의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반박하려고 할 때면 사람들은 이미 선동당해 있다”라는 말로 선동의 힘을 표현했다. 공산주의자가 언제나 빨간 늑대로 인식되었던 것도 모두 선전의 힘이었다. 오늘날 더 이상 이런 선전은 통하지 않는다. 서로 교류하며 진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영상 속에는 흔한 앵커도 사건을 읊어주는 기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목격하고 있는 일을 촬영해 공유할 뿐이다. 꾸밈없이 전달된 정보의 힘은 무서웠다. 사람들이 움직였고, 아랍국 일부에서 정권이 교체되었다. 비전문가인 개개인이 공유하는 유튜브 영상에는 가짜 정보의 힘을 무력화할 진실이라는 무기가 담겨 있다. 진실과 진정성이라는 근본가치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평생학습 시대에 많은 사람이 공부를 통해 새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문제는 ‘어떻게’다. 공부의 신(神)들이 공통적으로 제안하는 방법은 참 쉽다.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란다. 이런 고전적인 얘기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얘기일 수 있다. 공부를 방해하는 현대의 ‘시간도둑’이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그런데 여기 희한한 사례가 있다. 하루 10시간 인터넷을 켜두고 중계방송을 하면서 시험 준비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대중적 반응을 얻은 실제 사례다. ‘노잼봇’이라는 이름의 유튜버다. 이 사람의 유튜브는 기존 방송과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좌절시킨다. ‘책을 편다. 공부한다. 끝.’ 이게 전부인 방송이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의 개념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 동영상이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최근까지 정기구독자 수만 40만 명에 육박한다.마크로밀엠브레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 ‘핵노잼’ 콘텐츠를 구독하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관심사(공시 준비)를 보유한 사람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공유하기 때문이고(응답자의 63.5%) 기존 미디어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경험, 즉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80.4%).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새로움에 대해 반응하고 보상을 제공한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뇌에 ‘놀라움(새로움)’을 추구하는 본능적인 욕구가 내재해 있다고 주장한다. 현실을 벗어난 데에 즐거움을 느끼는 건 뇌에 새로움에 대한 보상체계(도파민)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튜브가 제공하는 다양한 영상은 개인에게 이런 뇌의 보상체계 때문에 중독성 있게 다가온다. 그래서 유튜브는 이제 ‘습관의 영역’에 들어가고 있다.여기서 이런 미디어 소비습관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게 하나 있다. 많은 사람이 유튜브를 ‘검색엔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64.3%). 이렇게 되면 하나의 사건을 글이나 이미지로 된 결과물이 아니라 ‘전체 과정(process)’이 들어 있는 결과(동영상)로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별 기사(text)가 아니라 그 사건이 포함된 전체 맥락(context)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판단(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미디어의 ‘재해석’을 거쳐서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를 직접 보고 각자가 진위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정보 소비의 과정이 일상화되면 정보를 ‘중계’하던 기존 미디어 역할은 전반적인 조정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미디어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윤덕환 < 마크로밀엠브레인 이사, 《2018 대한민국 트렌드》 대표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