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저유소 화재가 소방 관련 설비 규정을 어긴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5일 소방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및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해 지정된 국가기간시설인 고양시 저유소가 관련 규정을 위반해 운영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권 의원은 “옥외탱크저장소 위치 구조 및 설비기준에 따르면 고양 저유소는 화재방지 차원에서 탱크 지름만큼인 28m 이상을 공지로 확보해야 한다”면서 “탱크 주변은 잡초와 잔디가 무성했고 이는 화재의 원인으로 직결됐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질식소화를 시키는 포소화설비도 2대에 불과해 화재 초기진압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1992년 허가받은 고양저유소 탱크는 ‘위험물안전관리세부기준’상 포소화설비 5대를 갖추도록 돼 있다.

권 의원은 또 저유소 통기관 상태가 불량하고, 인화방지망이 찢겨져 있는 등 안전상 여러 문제를 현장점검을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지난 6월 대한송유관공사 자체점검 과정에선 이같은 문제가 적발되지 않았고, 행정안전부 국가안전대진단에서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정부 안전점검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고 조종묵 소방청장을 질타했다. 조 청장은 “좀 더 연구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한송유관공사는 화재 당일인 7일 6명이 근무한 걸로 나와있는데, 폐쇄회로(CC)TV에선 아무런 특이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 청장은 “(소방청이 대한송유관공사 현장에)인력이 얼마나 근무하는지 점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소방청과 경찰청으로 각각 분리돼있는 화재사고에 대한 조사와 수사업무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 청장은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