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73·오른쪽)이 모교인 한국외국어대에 스마트도서관 건립 기금으로 13억원을 기탁하기로 약정했다. 지난해 7억원에 더해 기탁 액수가 총 20억원으로 늘어났다. 윤 회장은 2014년 한국외대 개교 60주년 기념식에서 ‘외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
화가이자 미술 애호가인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83)에게 그림은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인 동시에 그를 에워싸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한 도전이다. 박 회장은 열여섯 나이에 경동고 미술반에서 김진명 화백을 만나 처음 배운 그림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과 사물을 이해하고 접점을 찾으려 부단히 애써 왔다. 성균관대 약대를 졸업한 후 종근당에 입사해 25년가량을 월급쟁이로 생활하다 1982년 고려제약을 창업해 병들어 아픈 사람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한 그의 간절한 마음은 이제 색채와 형태로 배어 나온다. 팔순을 넘은 나이에도 붓을 곧추세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우며 마음으로 덕을 쌓고 싶다는 그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그림 그리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한 박 회장이 한국경제신문 창간 54주년을 맞아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청파로 한경갤러리에서 초대전 ‘삶에 물들이다’를 연다. 지난 12일 개막한 이번 개인전은 경영인의 삶과 예술적 상상력을 일치시키는 박 회장의 도전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옛 그림 몇 점을 빼고 전시장을 채운 30여 점의 풍경화는 모두 수십 차례 현장 답사로 일군 근작이다.전시장에서 만난 박 회장은 “경영과 미술은 ‘도전과 열정’이라는 코드로 통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기업을 운영하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회사 경영을 아들(박상훈 사장)에게 넘겨주고 틈나는 대로 그림 작업을 병행해왔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오전 7시30분까지 화필을 든다.그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것은 2000년 초. 화가인 여동생에게 기본기만 배운 그는 처음에는 주로 인물화를 그렸다. 미술의 기본 토대가 데생이란 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로 말과 풍경화에 빠져 있다. 해외 스케치를 나가기도 했고 말 서식지를 찾기도 했다. 그동안 그린 작품은 300여 점에 이른다.그는 “국내외를 여행하며 수많은 풍경을 화폭에 녹여냈다”면서 작품을 보여주며 각양각색의 말 그림 및 풍경화의 이름과 스토리를 들려줬다. “말 그림은 서귀포 말 서식지를 찾아 그린 겁니다. 서식지도 아름답지만 말들의 질주 본능과 역동성에 매료됐어요. 베트남 다낭,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시칠리아, 미국 동부 항구 로드아일랜드의 풍경도 화폭에 담았고요.”풍경화라는 회화적 형식 속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의 그림에는 지각적 체험의 차원과 지적 정보 제공의 차원이 한데 결합돼 나타난다. ‘박해룡 풍경화’의 핵심은 유목민과 같은 자유로운 이동에서 얻는 ‘시선’이다.박 회장은 최근 사재 100억원을 들여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경기 여주시에 미술관도 짓고 있다. 그에게 미술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매달릴까.박 회장은 “산고에 비유되는 예술 창작에 뛰어든 것은 못다 이룬 꿈과 새로운 도전을 향한 열정 때문”이라며 “그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로 대중과 소통하던 것에서 다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경영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의 연속이죠. 잘 짜여진 구도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면서 마음이 평안해지고 즐거워하면 제 소임은 끝난 것입니다.”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모토는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라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사진)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어린이는 우리의 미래’라는 모토를 강조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동복지 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날 기념식에서 설립 의미를 되새기고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이 회장은 “국내 아동은 물론 해외 아동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북한 아동을 돕는 일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며 “특히 국가적으로 비상벨을 울리는 ‘초저출산 사태’와 관련해 어린이재단의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실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인 원로배우 최불암 씨는 이날 재단 건물 안에 조성된 역사박물관에서 “역사가 정말 중요하다”며 재단이 지나온 발자취에 대해 이야기했다. 국내외 60여 개 국가 어린이를 돕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미국기독교아동복리회(CCF)가 전신으로 해방 직후인 1948년 탄생했다. 이후 1980년대 국내 순수 민간기관으로 자립한 재단은 불우아동 결연사업, 실종아동센터 운영 등 자주적인 사업을 해왔다. 아동 권리를 보호하는 아동권리옹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아동이 처한 어려움뿐 아니라 근본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데 힘써왔다.CCF 설립 당시 400여 명이었던 후원 어린이 수는 현재 1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재단은 45만여 명의 후원자와 함께 국내 어린이 76만여 명, 해외 어린이 33만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