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주회장으로 첫 사례여서 충격 가중
조용병 회장 채용비리 혐의 구속영장청구에 신한지주 '당혹'

회장이 채용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한금융그룹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로 구속 위기에 놓인 첫 주요 금융지주 회장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이 가중된 분위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8일 오후 신한금융지주는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3월 신한은행장을 지내는 동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 등을 특혜채용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이 이달 3일 비공개 소환 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검찰이 구속영장이라는 카드를 꺼낼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결국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윤종규 회장은 그의 증손녀가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들었다가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합격해 특혜채용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윤 회장의 자택과 인사담당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벌였으나 은행의 인사팀장과 상무, 부행장 등을 구속기소하는 데 그쳤다.

김정태 회장은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함께 채용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 회장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서 채용 비리에 연루된 정황이 나와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었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한 최종합격자 추천인으로 '김○○(회)'라고 기재됐고, '(회)'가 통상 회장이나 회장실을 뜻한다는 진술이 나왔다.

이 합격자는 서류전형과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 기준에 크게 미달하고, 합숙면접에서 태도 불량으로 0점을 받았으나 최종 합격처리됐다.

검찰은 그러나 김 회장을 불기소하고 함 행장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마저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번 채용비리 사태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금융지주 회장은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박 전 회장은 윤·김 회장에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 데다가 채용 비리 혐의뿐 아니라 비자금 조성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채용 비리 혐의만으로 영장이 청구된 사실상 첫 금융지주 회장은 조 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신한지주가 이번 영장청구를 엄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주요 배경이다.

조 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 전 신한은행 인사부장의 최종 결재권자로 당시 특혜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이 신한은행장을 지냈던 2015년 3월∼2017년 3월은, 이 전 부장이 인사부장으로서 채용 비리 혐의를 받는 2015년 하반기∼2016년 하반기와 기간이 겹친다.

검찰은 당시 신한은행이 남녀 합격자 비율을 3대 1로 맞추기 위해 면접점수를 임의로 조작하고 특정 임직원 자녀를 특혜 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앞선 두 회장과 달리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에는 그만큼 그의 채용비리 연루 혐의를 입증할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이 이번 영장 청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기에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못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회의 참석차 10일 오후 출국할 예정이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10∼11일께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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