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전직 대통령 모두 '재판 보이콧'?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실제 소유주로 회삿돈 245억여원을 횡령했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항소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재판부에 대한 실망이 커서 2심에 가봐도 기대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8일 “오늘 이 전 대통령 접견에서 항소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1심 판결에 실망을 많이 해서 항소를 해봐야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소 기한은 오는 12일까지다. 검찰은 이미 항소 의사를 밝힌 터라 이 전 대통령이 항소하지 않으면 고등법원은 1심에서 무죄가 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주장하는 검찰 의견만 검토한다. 지금보다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만 생기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모든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까지 항소를 하지 않으면 재판 중인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모두 ‘재판 보이콧’을 하게 된다.

강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의 공정성을 믿고 항소를 해서 1심 판결을 다투는 모습이 맞지 않겠냐는 뜻도 갖고 있다”며 “주위 법조인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11일쯤에야 결론을 내릴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지난 5일 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제 소유자라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며 다스 자금 횡령 등 17가지 공소사실 중 8가지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82억여원의 추징금도 선고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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