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여정에 들어갔다. 배우 김남길, 한지민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화합의 시대를 열자”면서 개막을 선언했다. 2014년 세월호 구조과정을 다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빚어진 그간의 불신을 씻고 ‘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을 선언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데 의미를 뒀다. 올해 행사에는 다이빙벨 사태로 그동안 영화제 참가를 보이콧했던 영화 관련 9개 단체가 모두 참가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피아노 공연으로 개막식 문이 활짝 열렸다. 한국영화공로상 및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시상,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단 소개가 이어졌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 감독과 배우 이나영 등의 무대인사에 이어 영화 상영으로 개막식이 마무리됐다. 79개국에서 323편의 영화가 초청 상영된다. 오는 12일 저녁 폐막작 ‘엽문 외전’(홍콩 원화평 감독) 상영으로 막을 내린다.

올해 영화제는 해운대뿐 아니라 영화제의 태동지 중구 남포·광복동에서 펼쳐진다. 남포·광복동에는 관객들이 체험하고 함께하는 페스티벌인 ‘커뮤니티 BIFF’가 마련됐다. ‘필리핀 영화 100주년 특별전’에는 필리핀 고전영화 10편이 상영된다. 한국영화 회고전에는 이장호 감독이 선정됐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초청 작품도 늘었고 영화제를 보이콧했던 영화 관련 단체가 모두 참석했다”며 “지난 4년간의 진통을 끝내고 영화인, 관객 모두가 화합하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