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4일 부분 파업에 나선다. 4년 만의 파업이다.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닛산 로그 재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0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여 전체 조합원(2295명) 대비 85.1%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사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및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 특별격려금 300만원 및 격려금 250% 지급을 요구했다. 사측은 올해 경영 성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부했다.

르노삼성은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올 1~9월 판매량은 17만189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0만4840대)에 비해 16.1% 줄었다. 경쟁사에 비해 신차 라인업이 부족한 데다 야심차게 내놓은 클리오 등의 모델도 판매가 부진한 결과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르노삼성 노조의 파업이 향후 회사 경영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노사 리스크 때문에 내년 하반기 예정된 로그 물량 재수주에 실패하면 르노삼성은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로그 생산대수는 8만2235대로 르노삼성이 국내에서 판매한 차량대수(6만2343대)를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품질과 노사관계 등의 측면에서 본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는데, 노사 갈등이 발생하면 그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가뜩이나 엔화 약세로 일본 규슈공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노조 리스크가 더해지면 내년에도 로그 물량을 따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나머지 완성차업체가 모두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상황이라 르노삼성의 노사 갈등이 더욱 심각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