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보안법 위반 1760건, 작년 1660건 넘어서

URL 바꿔 누구나 접속 가능 "검·경 정권 눈치에 단속 소극적"
찬양·고무는 무죄? 법조계 "간첩수사 발판 무너져"지적
김도읍 의원 "北인권 유린 김씨일가 찬양은 명백한 위법"
인터넷상에서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국가보안법 위반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국보법 위반으로 적발된 인터넷 게시물이 작년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접속이 가능한 국보법 위반 사이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안보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시정조치된 국보법 위반 게시물이 1764건으로 작년 한 해 위반 수준(1662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5년 전인 2013년 위반 수준(700건)의 2.5배 규모다.

1764건 대부분 방심위에 의해 삭제 및 접속차단 조치됐으며 경찰청이 99%(1761건)를 적발했고 국가정보원은 3건만 적발했다. 국정원 적발 규모는 2016년 258건에서 작년 31건, 올해 3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후 국정원의 대공 수사기능을 경찰로 넘기기로 하는 등 대북 업무를 축소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방심위 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의 국보법 위반 사이트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접속 차단 조치를 받더라도 인터넷주소(URL)를 변경하는 방법으로 접속이 가능해진 북한 사이트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공안당국의 설명이다. 국내 일부 지역 PC에선 국보법에 따라 반국가단체로 분류되고 있는 ‘반제민족민주전선’의 공식 홈페이지인 ‘구국전선’접속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민련 남측본부 웹사이트의 경우 2015년 12월 국정원의 요청으로 강제 폐쇄됐지만 지난해 8월15일 무단으로 운영이 재개됐다. 또 각종 인터넷카페엔 ‘북한 사이트 접속 방법’을 안내하는 글이 버젓이 떠 있다. 이를 내버려둘 경우 네티즌들이 ‘가랑빗에 옷젖듯’ 반(反)시장·반 민주 사상에 세뇌될 것이라는 게 법조계 우려다.

최근 법원이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단순 ‘찬양·고무죄(국보법 7조)’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고 있고,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도 찬양 고무죄에 대한 수사를 등한시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찬양·고무죄 규정은 간첩 수사의 첫걸음인데, 이것을 무력화시키면 간첩 수사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헌법상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글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수사기관이 정권의 눈치를 보며 국보법을 ‘사문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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