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두발 자유화 선언'…내년 1학기까지 학칙개정 지시
학교현장서 논쟁 예상…'편안한 교복'은 2020년 1학기부터 입을 듯
서울 중·고교 두발규제 완전 폐지… "파마·염색도 허용 검토"
내년 2학기부터 서울 중·고등학생 두발규제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진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물론 파마나 염색도 지금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교육감은 각 학교에 자체 공론화를 거쳐 내년 1학기 내 학생생활규정(학칙)을 개정하고 2학기부터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

머리카락 길이 규제는 반드시 없애고 파마나 염색도 제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교육청은 "각 학교는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머리카락 길이는 완전히 학생 자율에 맡기고 염색과 파마 등도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머리카락과 복장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와 민원이 많았다"면서 "두발 모양을 결정하는 권한은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기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학생생활규정으로 머리카락 길이를 규제하지 않는 서울 중·고교는 84.3%(708곳 중 597곳)다.

중·고교 약 15%는 여전히 학생 마음대로 머리카락을 기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파마나 염색을 금지·제한하는 학교는 더 많다.

학부모단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가 올해 6∼7월 학생들을 통해 전국 200개 중·고교 학생생활규정을 점검해보니 39.5%(79곳)가 머리카락 길이를 규제했고 88.0%(176곳)가 염색(탈색)과 파마를 제한했다.

서울은 23개교 중 47.8%(11곳)에 머리카락 길이 규제, 87.0%(20곳)에 염색·파마 제한이 있었다.

중·고교 두발규제는 서서히 사라지는 중이다.

10여년 전인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중학교 92.6%(2천761곳)와 고등학교 91.1%(1천94곳)에 두발규제가 있었다.

이발기나 가위를 이용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잘랐다는 중·고교도 76곳이나 됐다.

이번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학교현장에선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머리카락 길이나 모양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구시대적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자유가 자칫 방종으로 이어질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학칙으로 학생 두발·복장 등을 규제하는 근거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있다.

올해 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이 근거를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보수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반발하기도 했다.

교육감이 공론화에 앞서 가이드라인을 준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일선 학교들이 교육감의 두발규제 완전폐지 의지에 맞춘 결론이 나오게 공론화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진행 중인 '편안한 교복' 마련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연내 마무리 짓고 일선 학교에 안내할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공론화 의제로는 '교복으로 바람직한 복장'과 '학교구성원이 참여해 교복을 정할 때 학생의견 반영비율' 등이 선정된 상태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들이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학생생활규정을 고치면 2020년 1학기부터 학생들이 편안한 교복을 입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편안한 교복' 공론화는 지나치게 꽉 조이거나 활동하기 불편한 교복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시작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