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흥탐정 서비스 화면 캡처
/사진=유흥탐정 서비스 화면 캡처
"예전 남자친구가 룸살롱에서 성매매 한 걸 알고 헤어졌어요. 그 충격으로 한동안 힘들었고 지인들이 조신하고 착한 남자라고 소개해줬는데 2명 다 '유흥탐정'에 조회되네요. 전 이제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최근 여초 커뮤니티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유흥탐정' 후기다. 예전 남자친구의 성매매로 상처받았던 A 씨는 소개팅 전 전화번호를 이용해 '유흥탐정'에 의뢰를 부탁했다. 하지만 '유흥탐정'에서 소개팅 남성들의 성매매 행적을 발견하고 비혼을 결심했다는 것.

'유흥탐정'은 남성들의 유흥업소 이용기록을 알려준다고 입소문을 탄 사이트다. 성매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저장한 전화번호 목록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성매매 이용 유무를 확인해주는 댓가로 1건당 3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

지난 6일 '유흥탐정'이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판단에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유흥탐정' 검색엔 노래방 도우미 등이 제외됐다. 오피스텔 성매매, 1인숍, 키스방과 안마방 등 전화 예약이 필요한 업소를 대상으로 하는데, 데이터 양은 전체 업소의 1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비슷한 파생 사이트까지 등장할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흥탐정' 이용 후 내역이 나오더라도 "남자들이 번호를 바꿔 과거를 세탁하지 못하도록 '유흥탐정'을 이용했다는 말을 헤어질 때 하면 안된다"는 가이드까지 나오고 있다. 더불어 '유흥탐정' 파일을 해석하는 방법도 함께 공유되고 있다.

한 성매매 업소를 여러번 가도 기록은 1번 만 나오며, 거주지와 전혀 다른 지역이라도 업소가 지역을 옮기면 옮긴 지역 업소로 등록된다.

'손' 또는 'ㅅㄴ'은 경찰이 아니라 손님이라는 뜻, '에', '비', '씨'는 A코스, B코스, C코스 등 해당 업소의 코스명을 뜻한다는 설명이다. 또 성매매 여성에게 알려준 나이, 직업 등의 정보도 기재돼 있을 수 있고, 'Oㅈ'은 인증됐다는 것으로 재방문을 의미한다.

성매매 여성에게 진상을 부린 손님에겐 '블랙'이라고 써 있을 수 있고, 여성을 지명했을 경우 '지명'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예컨데 '여의도, 홍길동, 오피, **, 지정'이라고 적혀 있다면 여의도에 있는 오피스텔 성매매 업소에서 홍길동이란 사람이 성매매 여성을 지정했다는 의미다.

'유흥탐정'으로 성매매 정보를 입수한 후 성매매 후기를 쓰는 사이트에서 남성들의 흔적을 찾아 이혼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맘카페'로 불리는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유흥탐정' 의뢰 자체를 정말 이혼할 각오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도 미치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찜찜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지속적인 바람이 아닌 성매매로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정도인 만큼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있다.

미혼자의 경우, '유흥탐정'으로 이별을 통보할 때는 성매매 기록 조회 사실을 밝히기 보단, 산부인과에서 성병 검사 진단서를 받는 것을 추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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