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 건물. 포스코건설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 건물. 포스코건설 제공
2015년 7월 이후 중단됐던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IBD) 개발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포스코건설은 IBD 개발사업의 동반자였던 미국의 게일사와 결별하고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전문회사인 ACPG(Asia Capital Pioneers Group), TA(Troika Advisory)와 손잡았다고 19일 발표했다.

포스코건설의 새로운 파트너들은 모두 아시아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다. 이번에 포스코건설과 파트너가 되면서 처음으로 한국 부동산 개발에 나선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송도IBD를 주거, 업무, 교육, 문화, 의료 시설 등 도시 기능이 한곳에 모인 콤팩트 스마트 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도시개발 모델을 상품화해 수출하고, 해외 도시개발사업에도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 '정상 궤도' 오른다
송도IBD 개발사업은 송도국제도시 574만㎡ 부지에 24조원을 투입해 국제업무지구로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포스코건설과 게일은 2002년 3월 이 사업 추진을 위해 합작사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설립했다. NSIC 지분은 게일이 70.1%, 포스코건설이 29.9%다. NSIC는 송도센트럴파크, 커낼워크,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등을 건설했지만, 2015년 게일 회장의 미국 내 세금에 대한 책임 문제 등으로 주주 간 갈등이 심해지면서 사업을 중단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번에 NSIC의 게일 지분 70.1%를 ACPG와 TA에 각각 45.6%, 24.5%로 나눠 매각했다. 지난해 송도 1·3공구(패키지1·패키지4) 부지 대출금(약 4800억원)을 NSIC가 갚지 못하자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게일 지분의 처분권(질권)을 행사한 것이다. NSIC는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을 위해 부지를 패키지별로 구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 '정상 궤도' 오른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NSIC는 사업 중단 기간에만 약 45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경영 상태가 더 악화될 경우 송도사업 자체를 재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게일사 지분에 대한 질권 실행으로 새 파트너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과 새로운 이사진으로 구성된 NSIC는 송도IBD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즉시 개관이 지연돼온 ‘아트센터 인천’을 인천시에 기부채납한다는 방침이다. 아트센터는 2009년부터 2000여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세계적 수준의 콘서트홀이다. 지난해 12월 준공심사까지 통과했지만 포스코건설과 게일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기부채납이 늦어지고 있었다.

반면 게일사(NSIC) 관계자는 “질권 대상인 패키지1·4블록에 대한 변제금 3000여억원을 마련해 지난 6월 이를 수령하라고 요청했으나 포스코건설이 거부했다”며 “포스코건설의 변제금 수령 거부로 패키지1·4블록의 질권은 법적으로 소멸됐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게일 측이 주장하는 변제금은 다른 패키지 블록 건설을 위한 대출금으로 이번 질권 행사와 무관한 용도의 자금”이라고 일축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