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증서 수여식’에서 서경배 이사장(오른쪽부터)과 주영석 교수, 박현우 교수, 김진홍 교수, 정인경 교수, 우재성 교수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경배과학재단 제공
‘2018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증서 수여식’에서 서경배 이사장(오른쪽부터)과 주영석 교수, 박현우 교수, 김진홍 교수, 정인경 교수, 우재성 교수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경배과학재단 제공
“눈에 보이는 하늘 밖에도 무궁무진한 하늘이 있다는 ‘천외유천(天外有天)’의 마음으로 신진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을 전폭 지원하겠습니다.”

서경배과학재단의 이사장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17일 ‘2018 서경배과학재단 신진과학자’ 다섯 명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 이사장은 “인류를 향한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는 과학자의 탄생을 염원하며 서경배과학재단을 출범시킨 것”이라며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생명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석과불식(碩果不食: 큰 과실은 따먹지 않고 남긴다)의 마음으로 다음 세대와 인류를 위한 씨앗이 될 신진 과학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2016년 서 회장이 30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인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 뜻을 이어받아 서 회장이 ‘평생의 과제’로 추진해온 재단이다. ‘혁신적 과학자의 위대한 발견을 지원해 인류에 공헌한다’는 게 재단의 설립 취지다. 창의적인 기초 과학자를 육성하고 생명과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신진 과학자들의 연구를 장기적으로 후원키로 했다. 지난해 다섯 명의 신진 과학자를 선발한 데 이어 올해도 다섯 명을 선정했다. 선정된 과학자들에겐 1년에 최대 5억원, 5년간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올해 선정된 다섯 명은 김진홍 서울대 생명과학과 교수(재생치료), 박현우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분자암 생물학), 우재성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막단백질 구조생물학), 정인경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유전자조절 기전연구),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암 유전체 구조)다. 김 교수의 연구과제는 고령화사회에 주목받는 재생 치료 분야다. 박 교수는 암 전이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제안했다. 우 교수는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연구를, 정 교수는 3차원 게놈 구조 변화의 원리를 규명해 이를 통한 유전자의 발현 조절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제안했다. 주 교수는 유전체의 구조 변이가 암 유전체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한 연구과제를 맡았다.

서경배과학재단은 신진 과학자를 선발하기 위해 올 1월부터 4월까지 총 92건의 연구제안서를 접수했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1차 서류 심사와 2차 패널 토론을 진행했고 9월엔 발표 및 토론심사를 했다. 지난 10일 재단 이사회를 열어 최종 다섯 명을 선정했다. 정진하 심사위원장은 “지난해 선정된 이정호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올 8월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돌연변이 발생의 근본 원인을 규명한 내용을 네이처에 게재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도 과학자 중심의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운영 원칙에 따라 혁신적이고 모험적이며 특이성 있는 연구과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경배과학재단은 2021년부턴 총 25명의 과학자에게 한 해 15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후원할 예정이다. 2036년까지 총 100명의 신진 과학자들에게 총 25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