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신용카드 수수료가 개편된 뒤 의료기관들의 수수료 추가 부담이 예상보다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기관들은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 업종에 병원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병원협회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률이 개편 전보다 최대 0.13%포인트까지 인상됐다고 17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가 예상했던 수수료 인상률은 평균 0.08% 였지만 이보다 의료기관 부담이 컸다는 의미다.

병원협회는 대형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 14곳, 종합병원 23곳, 병원 14곳, 요양병원 2곳 등 53곳의 의료기관 신용카드 수수료율 변화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종합병원 수수료 인상률은 0.09%포인트로 평균보다 0.01%포인트 높았다. 상급종합병원은 0.13%포인트 인상돼 0.0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기관당 평균 18억1300만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부담하던 상급종합병원은 1억4700만원 늘어난 19억6000만원을 부담하게 됐다. 종합병원은 연평균 4억9500만원에서 5억3000만원으로 3400만원 늘었다.

병원협회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개편으로 종합병원 기관당 연평균 1496만원만 추가 부담하면 된다고 밝혔던 금융위원회 추계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병원협회는 금융위원회에 이에 관한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서를 통해 "정부 고시로 모든 병원의 진료비가 정해지고 통제돼 가격인상을 통한 수수료 부담해소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여신전문금융업법(제18조의 3 제3항)상 신용카드가맹점 우대수수료 업종에 병원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신용카드 수수료를 산정할 때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 매출액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