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일주일 지났는데 후속대책 없어"…학부모들, 서울교육청 항의방문
상도유치원 학부모들이 서울교육청을 찾아 “유치원 붕괴 이후 일주일이 지났는데 교육청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후속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상도유치원 원아들이 졸업 전까지 공립유치원 수준 교육을 받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상도유치원 학부모 40여 명은 서울교육청을 항의방문해 조 교육감을 면담했다. 이들은 “관계당국이 책임 있는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논의해보겠다, 협의해보겠다’는 대답만 하고 있다”며 “인근 상도초등학교에서 임시로 유치원이 운영되는 6개월 이후에는 어디로 아이를 보내야 하는 건지 답을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저희는 직장을 다녀야 하고, 일을 해야 하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다독이며 붕괴된 건물 옆 임시유치원에 아이를 보낼 수밖에 없는 죄인들”이라며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로 유치원 원아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학부모는 “120명의 아이들이 죽을 뻔한 재난”이라며 “뉴스를 본 아이들이 밤마다 유치원이 무너지는 악몽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상도초의 배려에 감사드린다”면서도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교육환경이라 서둘러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어제도 만 3세 아이가 상도초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다쳤다”며 “유치원 교사들 역시 대기실이 없어 학교 밖 벤치에 앉아서 쉬거나 교실바닥에 쪼그려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원아들이 받고 있던 공립유치원 수준 교육을 졸업 전까지 받게 해드리겠다”며 “인근 유치원 매입 등 세부방법은 서울의회 등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추후 논의해나가자”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동작구청도 방문해 후속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 6일 밤 11시 22분께 상도유치원 건물 부지를 지지하는 8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10도 이상 기울어졌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6개월 전 전문가가 사고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드러나 관계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부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