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들이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도자기는 고르는 맛이 있다. 같은 디자인이어도 모양과 색, 유약이 흐른 방향 등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공예 도자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져 보고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온라인에서 파는 건 도전일 수밖에 없다.수공예 도자기 대중화에 힘써 온 이윤신 이도 대표(사진)는 온라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3월 온라인몰 ‘이도몰’을 열었고, 5월에는 아마존닷컴에 공식 입점했다.서울 가회동 이도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더 많은 사람이 도자 그릇을 접하게 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수공예 도자 그릇을 누가 직접 만져 보지도 않고 살까 하는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도’를 신뢰하는 기존 고객을 중심으로 홍보가 이뤄져 벌써 5000명 이상이 이도몰에 가입했어요. 목표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개점한 지 6개월가량 지난 이도몰에서 올린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에 달한다. 아마존에서도 점차 판매가 늘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점 한 점 팔릴 때마다 한국 도자기 문화를 해외에 알린다는 생각에 짜릿하다”고 했다.그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을 일찍부터 실천해왔다. 본사 지하 ‘이도카페’에서는 일회용컵 대신 흙의 거친 단면과 유약의 매끄러움이 번갈아 나타나는 도자 잔에 음료를 내준다. 2013년에는 도자 텀블러를 내놔 완판시켰다. “무게를 줄이고 보온성을 높인 새 도자 텀블러를 곧 내놓을 예정입니다. 그릇이 단순히 기능적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문화와 가치관을 바꾸도록 하고 싶어요,”홍익대와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그는 198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일상생활에서 도자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 스테인리스스틸, 플라스틱 용기를 주로 사용하던 한국의 식탁을 바꿔보겠다고 다짐했다. 도예 전공자 대부분이 대중을 대상으로 그릇을 판다는 생각에 거부감을 가지던 시절이었다.이 대표는 1990년 이도를 창업하고 경기 안양에 작은 스튜디오인 아락아트스페이스를 마련했다. 28년 전 직원 3명으로 출발한 이도는 수공예 도자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여주 공장에서 도자기를 빚는 도예공만 30여 명에 달한다.이도가 인기를 끌자 비슷한 디자인의 그릇이 여러 공방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비슷한 제품들로는 도자 그릇 시장이 확대되기 힘들다”며 “저변을 넓히기 위해 디자인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40~50대가 주 소비층이었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도자기 수요가 늘었다”며 “소비자층이 더 확대되려면 도예가들이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좀 더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글=홍윤정/사진=허문찬 기자 yjhong@hankyung.com
건국대는 11일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사진)을 사회과학대학 융합인재학과 석좌교수로 초빙했다. 이 전 장관은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대 휴먼리더십’을 강의한다. 그는 197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이사장, 행자부 장관, 17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30년 넘게 사장 자리에 있으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습니다. 교육업체 휴넷에 간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당신하고 잘 어울린다’고 하더군요.”권대욱 휴넷 회장(사진)은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사장’으로 살았다. 1986년 서른다섯의 나이로 한보종합건설 사장을 맡은 뒤 극동건설과 호텔서교 등에서 사장 생활만 30년 넘게 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호텔체인을 보유한 호텔 운영사인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에서 호텔 매니지먼트 사장으로 일했다. 그는 12일부터 교육 전문기업 휴넷 회장 일을 시작한다.11일 만난 권 회장은 “인생의 대부분을 건설업과 호텔업에 종사하다가 교육 기업으로 가게 됐다”며 “45년 사회생활과 30년 사장 경험을 다른 기업들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자리를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휴넷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교육업체다. 그는 “수십 년간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 자체가 교육의 과정이었다”며 “그렇게 얻은 교훈과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공한다’는 휴넷의 경영철학(행복경영)을 연결시키고 싶다”고 했다.휴넷의 행복경영은 그의 생각과 맞닿아 있다. 그는 지난해 《출근하는 당신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책을 썼다. 권 회장은 “전쟁터에 끌려가듯 출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 후배들이 안타까웠다”며 “직장생활을 무조건 견디는 게 아니라 스스로가 생각하는 행복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즐겁게 일하는 것 둘 다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도 했다. “인생을 돌아보면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스스로의 삶을 챙기지 못한 순간도 많았다”며 “워라밸이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이어 “즐겁게 일하는 기업 문화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권 회장은 휴넷이 단순한 교육기업에 머물지 않고 기업 문화를 바꾸는 역할을 하는 데 힘을 보탤 계획이다.워크홀릭이었던 그가 생각을 바꾼 계기는 합창단 생활이다. 그는 평균 연령 60대가 훌쩍 뛰어넘는 ‘청춘 합창단’ 단장을 맡고 있다. 2011년 방영된 KBS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계기로 모인 합창단이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당시 ‘남자의 자격’ 오디션에서 유일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나와 “내 삶을 찾기 위해 나왔다. 사장으로 살아왔지만 사장이 내 삶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지원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권 회장은 “겉으로만 보면 사장만 하면서 승승장구한 것처럼 보이지만 2000년대 초반 직접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경험도 있다”며 “내 인생이 행복해야 직장생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합창단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