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 근무하던 경비원들에게 회삿돈으로 급여를 지급한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2일 경찰에 출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정석기업 돈으로 용역업체에 비용을 지불한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사에 성심껏 임하겠다”고 답했다. 회장직을 유지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여기서 대답할 시기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평창동 자택 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에 지급할 비용을 정석기업이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경찰은 유니에스가 근로계약서 상으로는 정석기업과 계약했지만 실제로는 경비인력을 조 회장의 자택에서 근무토록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5월부터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정석기업 대표 원모씨를 입건하고 원씨와 회사 직원 등 총 32명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 있는 정석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은 한진그룹 측 경비원 급여 관련 도급비용 지급내역서와 계약서 등 관련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에서는 그간의 관계자 진술 내용과 압수수색물을 바탕으로 액수와 기록 등 배임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수사당국에 소환된 것은 올해만 세 번째다. 앞서 조 회장은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과 법원에 출석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