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등 '꽃길'을 마다하고 '시골판사'를 자청해 화제가 된 박보영(57) 전 대법관이 11일 여수시법원에 출근해 근무를 시작했다.
박보영 전 대법관 여수시법원서 '시골판사'로 출발
박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여수시법원에 도착했다.

전날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집회로 어수선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여수시법원은 민원인만 오갈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낡은 가죽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린 박 전 대법관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법관은 연예인이 아니라 공직에 충실해야하는 사람"이라며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박 전 대법관은 곧바로 2층 판사실로 올라가 근무에 들어갔다.

10일 여수시법원에 첫 출근한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쌍용차 해고 무효확인소송 판결에 항의하는 민주노총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항의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간단한 업무만 보고 퇴근했다.

민중당 전남도당은 이날 오전 여수시법원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박보영은 대답하라'는 글귀가 적힌 푯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수시법원은 협의이혼이나 3천만원 이하 가압류 사건 등 소액심판사건을 다루는 곳이다.

올해 2월 상주법원이 폐지되고 순천지원에서 판사가 한 달에 두 번 정도 출장을 나와 판결을 했으나 박 전 대법관은 여수에서 상주하기로 해 재판이 자주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